2016년 10월 첫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이번에도 이재용이 이길까
국정감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부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을 이용해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를 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결국 증인 채택은 무산됐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 대기업 회장을 부를 수 없는 상황은 재벌의 힘을 보여주는 여러 사례의 하나일 뿐이다. 뉴스타파가 법을 이기고, 누르며 경영권을 승계 중인 삼성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소유 중인 870평의 장충동 저택은 그의 선친인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하지만 공시지가만 100억 원이 넘는 이 집을 물려받으며 단 한 푼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 공익법인인 삼성문화재단을 통해 집을 기부하고, 이를 매매하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공익재단에 대한 기부였으므로 증여세를 면제받은 것. 이병철 회장은 수많은 삼성 계열사들의 지분을 공익재단을 통해 자식들에게 상속했다.
이런 편법이 난무하는데도 정부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다가 이런 상속이 완성된 지 3년 만인 1990년 공익재단을 통한 편법적 경영권 승계를 방지하는 법을 만들었다. 이 법이 그대로 있었더라면 이재용 부회장은 공익재단을 활용해 경영권 승계를 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2007년 기부를 활성화한다는 이유로 관련 법을 바꿨다. 국회는 이를 통과시켰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제 ‘법’의 테두리 안에서 경영권을 승계하고 있다.
법이 삼성을 이길 기회는 아직 남아 있다. 야당에서 공익재단을 이용한 편법 상속을 무력화하고, 범죄수익을 환수하는 법 등을 발의했기 때문이다. 법을 만드는 민의의 대표자 국회가 법의 힘으로 삼성의 편법적인 3대 세습을 막아낼 수 있을까.
● 뉴스타파 – 재벌아, 함께 살자 기획
2. 다가오는 초고령 사회, 고령자 53% “준비 안 해”
출산율은 늘어나지 않는데 수명은 늘어난다. 베이비붐 세대의 대량 퇴직은 곧 현실로 다가온다. 다가올 초고령 사회에서 노후 준비는 제대로 설계되어 있지 않다. 최근 발표된 통계청 조사에서 ‘노후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이 53.1%였다. 동아일보가 노후 준비가 안 된 한국사회의 현실을 짚었다.
동아일보가 4일 입수한 국민연금공단 산하 국민연금연구원의 ‘한국인 노후 준비’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지역 노후준비지원센터 107곳을 방문해 노후 진단을 받은 30대 이하(1,733명), 40대(2,735명), 50대(4,540명), 60대 이상(3,421명) 등 1만2429명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노후 준비 점수(400점 만점)는 평균 248.8점에 그쳤다. 100점 만점에 62점이다. 당장 노후에 직면한 60대의 노후 준비 점수가 243점(60.8점)으로 가장 낮았다
분야별로 보면 ‘소득과 자산’의 노후 준비 점수가 51.1점으로 가장 낮았다. 정부는 공적연금 등을 성숙시켜야 하고, 40대와 50대가 스스로 노후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돈은 물론 노후 준비라는 개념에 취미와 대인관계도 포함시켜야한다. 국내 고령층은 여가활동으로 ‘TV 시청’이 차지하는 비중이 83.1%나 되지만, 문화 활동은 3.8%에 불과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집계한 노인 1명당 평균 ‘친한 친구나 이웃’ 숫자는 1.6명이었다.
● 동아일보
- 초고령사회 오는데 노후준비는 62점
- “건강 자신있는데 생활비가…” 중산층도 ‘가난한 노년’ 현실로
- “노후비용 냉정히 따져 씀씀이 미리 줄여라”
- “중산층 ‘3층탑’ 튼튼히 쌓아 은퇴前 소득의 60% 확보하라”
- “재취업, 용기 내서 두드리고 두드려야”… 가장 확실한 노후대책은 일자리
- 운동-취미활동으로 건강관리… “한달 30만원 연금 받는 셈”
- 퇴직하면 대인관계 뚝… 은퇴 5년 전부터 인맥지도 그려보세요
-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국민연금 가입 문턱 11월부터 낮아져 노후 안전판 활용을”
3. 무책임한 전문가들의 시대
백남기 농민은 경찰에 쏜 물대포에 맞고 숨졌다. 이 간단한 사실을 ‘병사’라고 설명하는 의사가 있다. 백남기 씨의 주치의 백선하 교수는 ‘사회적 판단’이 내려진 사실에 대해 홀로 맞서는 모양새다. 경향신문은 이 사건이 백선하 교수 개인의 문제가 아닌 무책임한 전문가들의 시대가 낳은 한 폐단이라고 지적한다.
한국 사회의 전문가들은 이익을 좇아 각자도생하게 됐다. 독재정권 때처럼 권력에 매수당할 필요도 없다. 양심에 꺼릴 것 없이 이익을 좇은 것이기에 양심선언을 할 이유도 없다. 전문가 거버넌스가 붕괴하고 학문적 양심보다 이해관계를 좇은 현상이다. 백선하 교수가 사망진단서를 그렇게 써도 용인이 됐고, 신경외과의 과장까지 할 수 있었던 데에는 그게 가능한 생태계이기 때문이다.
지진으로 원전의 안전성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 되도, 한국수력원자력의 용역 수주와 연관된 원전 전문가들은 안전하다는 전문적 식견을 내놓을 뿐이다. 학자들의 연구는 관료들의 입맛에 따라 결과가 뒤바뀌거나, 분석 결과가 정부를 난처하게 할 수 있다는 이유로 사라진다. 4대강 사업으로 4대강이 파괴당해도 개발에 동조한 전문가들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
● 경향신문
4. 1인 가구 못 따라오는 1인 주택
아침마다 편의점 도시락은 동이 난다. ‘식사’를 차릴 이유가 없는 1인 가구가 급증한 현실의 한 단면이다. 1인가구들은 혼자 살 집을 찾아 직장 근처의 오피스텔, 원룸을 헤맨다. 중앙선데이에서 ‘나 홀로 가구’를 따라잡지 못하는 주택정책의 실패에 대해 분석했다.
2007년 통계청이 발표한 ‘2005~2030년 장래가구 추계’에 따르면 2015년 1인 가구가 전체 가구 중 21.1%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고, 2030년까지 2인 가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예측은 빗나갔다. 통계청이 올 9월 발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 전수 결과’에 따르면 1인 가구는 520만 가구로 전체의 27.2%를 차지했다. 2인 가구(26.1%)를 넘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주된 가구 유형이다. 일자리를 비롯해 미혼, 이혼 가구가 늘면서 중년층(40~50대) 1인 가구도 2007년 99만 5,000가구에서 지난해 172만 7,000가구로 늘었다.
그러나 주택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2007년 이후 2015년까지 분양된 전체 아파트 가운데 54%가 2~3인용 60~85㎡ 이하 중형 아파트다. 1인 가구들은 지은 지 30년이 넘은 아파트에 월세가 싸다는 이유로 입주하거나 직장동료와 함께 산다. 임대주택은 1인 주택 입장에서 여전히 고가이고, 사회주택은 속도가 너무 더디다. 1인 가구는 소득의 20%를 주거비로 쓰고, 이런 환경은 결혼 기피와 저출산으로 이어진다.
●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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