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넷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1%에 들어야 산다’ 독점된 권력이 검찰을 집어삼킨다
홍만표, 진경준, 김형준.
최근 각종 추문에 휩싸인 검찰 전·현직 고위 간부들 이름이다. 중앙일보가 대한민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 89.9%가 ‘검찰 수사가 돈이나 인맥에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국내사정기관 중 강력한 곳이 어디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2.3%가 검찰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검찰은 어느새 수많은 권력을 휘두르지만 믿을 수 없는 불신의 아이콘이 됐다. 중앙일보가 대한민국 검찰이 왜 이렇게 됐는지에 대한 보도를 시작했다. 2,058명 검사의 출신지와 학교, 나이 등을 분석한 결과, 10명 중 9명이 SKY 대학 출신이다. 이 같은 균질성은 개인과 조직을 동일시하는 조직문화의 바탕이 된다.
1961년 220여 명이던 검사의 숫자는 2015년 2,000명을 넘어섰다. 잘 나가는 특수·공안통은 조직의 1% 안에 들어야 가능하고, 동기 중 10명 안팎만이 검사장에 오른다. 검사가 높은 자리에 오를수록 점점 더 정치적이고 권력 지향적으로 변하는 이유다.
검사라는 이름만으로도 대접받던 명성과 명예, 그로 인한 특권의 자리를 접대나 전관예우 등 다른 방식의 특권이 자리 잡았다. 중앙일보가 10년 간 검사 비위 160건을 분석한 결과 2000년대 이후 금품수수 사건이 늘어났고, 성 추문도 늘어났다. 조직 안의 1%에 들어야 출세하고, 모든 권력을 독점할 수 있다는 생각이 검찰의 문화를 망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그 독점할 권력을 아예 견제와 균형으로 나눠야 할 때가 아닐까.
● 중앙일보
- 2016년 대한민국 검사의 초상
- 불신 받는 정의, 검사 2058명 그들은
- 특수·공안 잘나가는 1% 경쟁…정치·권력지향 만들어
- “특수부 1년간 쉰 날 딱 나흘” “한밤 퇴근, 잠든 딸 보면 찡해”
- 국민 87% “검찰 권한 견제 필요”
- 검사 비위 33% 뇌물·향응·스폰서, 2000년대 들어 성추문
- 강우석·강철중·조범석…조폭 때려잡는 강력부 검사 단골
- 영국 수사 주체는 경찰, 미국선 검찰이 경찰 지휘 안 해
2. 우병우, 진경준, 김형준의 공통점
중앙일보가 검찰의 조직 문화를 상세히 비판했다면 한겨레는 2016년을 ‘한국 검찰 치욕의 해’로 만든 우병우, 진경준, 김형준 세 사람의 과거와 현재를 추적했다. 우병우 민정수석은 대학생 때 사법시험에 합격한, 즉 ‘소년등과’한 자존심 강한 엘리트였다.
하지만 우 수석은 ‘평검사 시절 동기들에 비해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정통 특수통도 아니었고, 정통 특수통이라 할 수 있는 심재륜(전 부산고검장) 사단도 안대희 사단도 아니었다. 10명의 동기에 밀려 검사장도 되지 못했다. 그 대신 그에게는 장인(이상달 정강중기건설 회장)이라는, 다른 스폰서가 필요 없는 든든한 뒷배가 있었다.
진경준 전 검사장도 소년등과에 자존심이 강한 캐릭터다. 그에게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 이상주 변호사,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었다. 그는 이명박 정부에서 승승장구하다 박근혜 정부 첫 인사에서 뒤로 밀려난다. 하지만 우병우 수석의 등장과 함께 다시 기사회생한다. 김형준 부장검사도 박희태 전 국회의장(장인)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세 사람은 능력보다 출세욕을 앞세우며 자존심이 강한 캐릭터로 자리 잡혔다. 그리고 자신을 그 자리까지 세워진 뒷배와 인맥, 네트워크를 위해 일한다는 공통점도 지니고 있다. 한겨레는 “든든한 배경으로 승승장구한 0.1%의 ‘금수저’ 검사들이 나머지 99.9%의 검사들을 소외시키고 허탈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검사들이 0.1% 뿐이기를 바란다.
● 한겨레
3. 까더라도 팩트를 가지고 깝시다
박근혜 대통령이 9월 20일 지진이 발생한 경주를 방문했다 찍힌 사진이 큰 화제가 됐다. 사진 속 박근혜 대통령은 발에 흙을 묻히지 않기 위해 힘겹게 뒷걸음질하듯 악수를 한다. 몇몇 언론에서 이를 비판적으로 보도했고 온라인에서도 비난 댓글이 많이 달렸다.
하지만 정치 블로거 아이엠피터가 팩트체크한 결과,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흙을 밟으면 안 되는 이유가 있었다. ‘피해복구에 사용되는 작업용 훍이니 밟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실제 대통령뿐만 아니라 자원봉사자들도 흙무더기를 중심으로 서로 가까이 가지 않고 악수를 한다.
아이템피터는 풀 기자단 체제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점도 지적했다. 기자가 몰릴 현장에는 몇몇 기자가 취재한 후 이를 전체 기자단이 공유하는데, 풀 기자단에 속하지 않은 기자는 현장을 잘 알지 못하게 된다. 깔 때 까더라도 팩트를 가지고 까자.
● 아이엠피터
4. 그들의 임금체계가 우리의 삶과 이어진다
지난 23일 금융노동자들이 파업했다. 공공기관 노조들도 파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성과연봉제 때문이다. 몇몇 언론은 고연봉 ‘귀족노조’의 밥그릇 챙기기 파업이라고 비난했다. 과연 성과연봉제는 그들의 밥그릇만의 문제일까. 매일노동뉴스가 금융, 공공기관 노동조합의 임금체계가 우리의 삶과 어떻게 이어지는지 분석했다.
성과연봉제는 협업하던 개인들을 경쟁하는 개인들로 바꾸어놓는다. 이미 성과연봉제를 시행 중인 자산관리공사의 김아무개씨는 후배들에게 업무 노하우가 전달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내 목표 달성하기도 힘든데 옆의 사람을 도와줄 수 없다는 것이다.
성과는 옆자리의 동료는 물론 고객도 배제한다. 실적경쟁이 늘어나면 금융노동자들은 불완전 판매를 하게 된다. 충분한 설명 없이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성과를 위해 부실대출을 하면 그 피해는 고객들에게 간다. 병원은, 또 철도는 어떻게 될까.
● 매일노동뉴스 – 금융노동자들 왜 일손 멈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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