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셋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퇴사에는 다 이유가 있다
신입사원의 1년 내 퇴사율 27%. ‘심각한 청년실업’, ‘정규직이 소원’이라는 말과 얼핏 보기에 너무나 모순되는 현상이다. SBS 스페셜이 삼성, 현대, LG, 구글, 네이버, SK, 롯데백화점 등의 퇴직자 27명을 만나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기업에 입사했음에도 회사를 박차고 나가게 된 이유를 생생하게 취재했다.
퇴사 이유는 다양했다. 하루 15~16시간 이어지는 고된 노동과 주말에도 이어지는 회사 행사, 업무 일환이 된 회식. 내 생각이 아니라 윗사람 마음에 드는 보고서를 써야 통과되는 현실. SBS 스페셜은 평균 경력 15년 차 중견기업 현직 인사담당자들로부터 ‘요즘 젊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도 듣는다. 단순히 ‘꼰대’를 탓하기보다 지금 벌어지는 퇴사 현상이 일종의 사회문제이며, 세대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중요한 점은 이들 퇴사자가 단지 ‘힘들어서’ 그만둔 게 아니라는 점이다. 퇴사자들은 퇴사 후 사진을 찍으며, 스킨스쿠버로 일하며 더 많은 시간을 더 적은 돈을 받으며 일한다. 핵심은 ‘내 일’이냐 아니냐다.
● SBS 스페셜
2. 국가를 믿지 마라
지난해 전 국민을 공포에 떨게 했던 메르스 사태. 정부는 2015년 11월, 80번째 환자 김병훈 씨의 사망 이후 종식을 선언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메르스는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뉴스타파가 김 씨의 죽음에 감춰진 국가의 책임을 파헤쳤다.
보건 당국은 메르스 음성과 양성 반응을 오가던 김 씨를 계속 격리 조치하며 특별사례관리팀을 만들어 김 씨를 관리하겠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관리팀 구성조차 하지 않았다. 사망 직전 관리팀 구성을 요청한 공문을 서울대병원에 보냈고, 김 씨가 사망하고 나서야 답장이 왔다. 격리 근거로 WHO가 ‘감염관리 철저’를 권고했다는 점을 제시했으나 그런 권고는 없었다.
그는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172일간 격리됐고, 그사이 완치 후 추적 관찰 중이던 림프종이 재발해 사망했다. 김 씨가 사망한 지 28일 만인 12월 23일 정부는 메르스 종식을 선언했다. 뭐가 끝났다는 것일까.
● 뉴스타파
3. 매일 댓글 다는 한 사람, 스팸이 아닙니다
페이스북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이향직이라고 합니다”라고 시작하는 댓글을 본 적이 있을지도 모른다. 언론사 페이스북 페이지 곳곳에 다음 아고라 서명 페이지를 덧붙인 이 댓글이 넘쳐난다. 누군가는 ‘상관없는 글을 왜 자꾸 다냐’고 항의하기도 하고, 스팸 메시지 취급을 받기도 한다.
미디어오늘이 미디어오늘 페이스북 페이지에도 끊임없이 댓글을 다는 이향직 씨를 만났다. 형제복지원 생존자이자 피해자인 이 씨는 장사를 마치고 새벽 2시에야 집에 와도 댓글을 달다 잠이 든다. 점심 마치고 짬짬이, 장사하면서 틈날 때마다, 생존을 위해 살아가는 그는 형제복지원 피해를 알리기 위해 댓글을 단다.
기자는 종종 도움을 요청하는 이들을 마주한다. 어떤 순간에는 난감할 때가 많다. 기삿거리가 되지 않는 일을, 하나하나 돕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겐 이향직 씨의 댓글도 그런 존재였고, 그래서 그가 단 댓글은 스팸 취급을 받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이런 댓글은 생존의 몸부림이었다.
● 미디어오늘
4. 국회 미화원 직접고용 훼방 놓는 정부
지난 6월 16일 정세균 국회의장은 취임 후 기자간담회에서 국회 환경미화 노동자의 직접고용을 언급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직접고용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CBS 노컷뉴스가 국회의장의 뜻마저 무력화시키는 직접고용의 훼방꾼에 대해 취재했다.
국회는 TF팀을 꾸려 직접고용을 검토했으나 기획재정부 소관인 예산 문제에 가로막혔다. 중요한 것은 예산 뒤에 가려진 공공부문 노동정책에 대한 정부의 기조다.
- “국회를 해주면 다른 공공기관까지 다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
- “우리나라 노동정책 전반이 바뀌어야 한다”
- “청와대가 결정할 일이다” 등등.
‘형평성에 어긋나므로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는 논리가 일말의 직접고용조차 가로막는다.
● CBS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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