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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 /이집트 여행기

2018 이집트 여행기 ① 출국, 그리고 이집트 도착까지!

2018624! 드디어 이집트 출국 날이 다가왔다. 비행기 출발은 저녁 1155분 인천공항, 늦은 시간 비행기였으나 하루 종일 출국 준비에 매달렸다. 오랫동안 집을 비울 거라서 방 청소도 싹싹 하고 빨래도 해서 말리고, 짐도 다 쌌다. 시간이 많이 남다보니 삽질을 저질렀다.

그러다 회사에 두고 온 비자-마스터 카드(해외에서는 이 카드밖에 사용을 못함)가 생각나서 휴일임에도 굳이 회사를 찾아갔다. 그래서 기분 좋게 카드를 들고 오다가, 거짓말처럼 들고 오는 길에 잃어버렸다. (어디서 잃어버린 건지는 아직도 모름) 그래서 집에 오자마자 분실 신고를 하게 되는 비극이...요약하자면 회사에 얌전히 있던 카드를 굳이 휴일에 찾으러 가서 들고 오다 잃어버린 셈이다.

여튼 눈물을 머금고 카드 재발급 신청까지 한 뒤 조금 일찍 집에서 나섰다. 도착해보니 6시밖에 안 됐다. (비행 시간이 6시간이나 남은...)

 

기분 좋게 셀카도 찍고...

 

집에서 일찍 나온 이유는 여행 전에 공항에서 처리해야할 일이 몇 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환전. 주 거래은행인 국민은행에서 만든 리브(liiv)’라는 앱이 있다. 이 앱에서 미리 신청을 하면 국민은행 지점에 가서 신청한 만큼 환전액을 찾을 수 있다. 인천공항에는 국민은행 지점이 없고 대신 ‘KEB 하나은행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환전소라는 게 있다. (입국 담당하는 1층에 있음.)

환전을 했는데 1일 최대 100만원이 제한이라 100만원 밖에 못했다. 달러로 900달러. 이 달러를 이집트에 가서 이집트 파운드로 다시 환전하면 된다. (카이로공항에 환전소가 있고, 이집트 시내에 있는 환전소 환율도 괜찮다.) 대충 1파운드가 원화 60원쯤 된다. 비자카드를 잃어버린 탓에 모자랄 것 같아서 ATM에서 20만원을 뽑아서 추가 환전했다. 120만원 환전한 셈인데, 두 명이서 여행하긴 모자랐다. 카드로 쓸 수 있는 거 카드로 쓰고, 대충 1000파운드 정도 이집트에서 더 뽑았던 것 같다. 1000파운드면 우리 돈으로 6만원 정도인데 이집트에서는 매우 큰 돈이다.

남은 일은 여행자보험 가입이었다. 인천공항에 가면 두 가지 여행자보험이 있다. 하나는 에이스보험이고 다른 하나는 삼성이다. 삼성은 좀 비쌀 것 같아서 에이스보험에 찾아갔는데, 이집트 간다고 하니 보험가입이 안 된다고 한다. (아니, 위험할수록 더 보험가입이 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 안내하시는 분이 저기 삼성은 가입될 수도 있어요라고 해서 삼성 보험에 가입하러 갔다. 이집트가 되긴 되는데 시나이반도쪽은 안 된다고 했다. 다행히 일정에 시나이반도 쪽은 없어서, 28천원 짜리 기본용 여행자보험에 가입했다.

그렇게 할 일을 다 처리하고 셀카도 찍고 밥도 먹고 시간을 때우다 1155분에 에미레이트 공항 비행기를 탑승했다. 나름 아랍식으로 기내식을 줬다. 기내식을 두 번이나 줬는데, 한 번은 먹고 한 번은 자다가 그냥 노 땡스라고 했는데 나중에 배고파서 많이 후회했다...여튼 9시간 30분을 날아 새벽 425분에 두바이 공항에 도착했다. (두바이에서 경유해서 이집트 카이로공항에 내리는 일정이었음.)

두바이 공항에서 환승하러 가는 길..

 

새벽 4시반인데도 두바이공항은 삐까뻔쩍 거의 대부분의 상점이 열려 있었다. 배가 무지 고팠는데 가진 게 달러 밖에 없어서 먹을 수가 없었고...1달러 주고 면세 상점에서 콜라 하나 사 먹었다.

 

이 많은 것들 중 내가 살 수 있는 건 콜라 뿐...

 

두바이공항의 의자에서 누워서 자다가 오전 815분에 다시 에미레이트공항을 타고 카이로로 출발했다. 도착 시간이 105분이라서 두 시간만 가면 되겠다 싶었는데 바보같이 시차를 계산 못한 거라...총 비행시간은 4시간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625105, 카이로 공항 도착!

*여기서부터 주의사항!

카이로 공항에서 밖으로 나가려면 여권 말고 두 가지가 더 필요하다.

첫째, 비자를 공항에서 사야 한다. 나도 이걸 깜빡하고 그냥 여권만 들고 줄 서 있다가 빠꾸 당했다. 공항에서 짐 찾고 표지판 따라 나가다보면 ‘banque cairo’ 아니면 ‘banque misr'라는 간판이 적힌 곳이 보인다. 여기서 환전도 할 수 있고, 비자도 살 수 있다. 비자는 25달러 내면 아무런 절차 없이 살 수 있다.

 

이집트 비자는 이렇게 생겼다.

 

둘째, 자신의 인적사항과 여행정보에 대해 적는 종이카드가 있다. 비행기 안에서 나눠줬는데 난 뭔지 몰라서 그냥 버렸다;;; 없다고 했더니 공항 입국심사하던 직원이 카드를 새로 주고 써서 가져오라고 했다.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펜을 빌려서 카드를 작성했다. 어디서 태어났냐 뭐 이런 것도 적으라고 하는데 뭐라고 쓸지 고민할 필요가 1도 없다. 직원이 내용을 1도 읽지 않고 그냥 도장만 찍기 때문이다. (이집트에서 한국 돌아올 때도 이 카드를 써야 한다.) 다만 이 카드를 작성해야 하니 펜은 하나 가져가는 게 좋다.

추가로 카이로공항 3터미널에 유심칩을 살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한다. (난 못 찾아서 안 썼지만 먼저 이집트에 간 내 짝은 사서 끼워서 편하게 여행했다.) ‘vodafon'이라고 이집트 통신사인데, 여기 가면 인터넷하고 전화까지 가능한 유심칩을 사서 끼울 수 있다. 끼면 이집트용 번호가 나오고, 인터넷도 쓸 수 있는데 비용은 우리 돈으로 5천원 정도다. 로밍 비용보다 싸다.

여튼 비자 사느라 거의 제일 늦게 공항에서 나왔더니 11시 쯤 됐다. 내가 카이로에서 머무는 호텔은 피라미사 스위트 호텔이란 곳인데(주소는 60 GIZA STREET, DOKKI) 도심인 도키 지하철역 근처에 있는(걸어서 10분거리) 호텔이다. 카이로공항에서는 차로 40~1시간 정도 걸린다.

이집트는 삐끼의 천국이기 때문에 카이로공항 내려서 택시 타면 바로 바가지 쓴다. 말도 안 되는 가격을 부르고, 심하면 팁까지 내놓으라고 할 가능성이 크다. 호텔에 픽업 서비스가 있는데 35달러로 너무 비쌌다.

그래서 난 'getyourguide'라는 사이트에서 private taxi 서비스를 예약했다. 공항에서 호텔까지 데려다주는데 6달러 정도다. 사이트 링크는 아래

 

https://www.getyourguide.com/cairo-l92/private-cairo-airport-transfer-to-cairo-or-giza-city-t25303/

짐 찾고 11시쯤 공항 밖으로 나가니까 내 이름을 피켓처럼 들고 서 있는 이집션이 있었다. 내가 이집트에 도착해 처음으로 대화한 이집션이다. 이 이집션의 차를 타고 호텔로 출발했다. 40분 거리인데 차가 막혀서 1시간 쯤 걸렸다. 매우 친절한 이집션이라 이집트에서 주의해야할 점도 알려주고, 길가다 보이는 멋있어 보이는 건물들에 대해 설명도 해줬다.

 

예약하면 이렇게 미팅 포인트를 알려준다.

여튼 친절한 이집션의 안내로 피라미사 스위트 호텔에 12시가 좀 넘어서 도착했다. 그리고 도착하자마자 호텔 로비에서 직원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짝을 발견했다.

카이로 시내 여행기는 다음 편에서.

▶다음편 : <자동차와 공존하는 카이로 시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