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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생들이 요구하는 '공정'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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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생들이 요구하는 '공정'은 무엇인가 | 연합뉴스

90년대생들이 요구하는 '공정'은 무엇인가, 강종훈기자, 문화뉴스 (송고시간 2019-09-1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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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사회적으로 세대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최근 1990년대생의 특징을 다룬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20대가 '뜨거운 존재'로 떠올랐다.

사회가 20대에 주목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성세대는 이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기성세대의 관점으로 바라봐서는 다른 시대에 청춘을 보내는 세대를 바로 보기 어렵다.

90년대생이 내세우는 가치로 언급되는 '공정'도 마찬가지다. 공정은 어느 세대에나 마땅히 지켜야 할 가치지만, 과거와 오늘날 세대가 말하는 공정의 기준에는 차이가 있다.

박원익·조윤호의 '공정하지 않다'는 90년대생이 말하는 공정함에 대해 파고든다.

1980년대 후반에 태어난 두 저자는 왜 지금 20대가 그토록 공정함을 강조하는 세대가 됐는지, 그들이 요구하는 공정함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설명한다.

저자들은 "세대마다 자신들의 청년기에 가졌던 자기 시간과 자기 문제가 따로 있다"며 "중요한 것은 20대에 어떤 경험을 했는지가 평생 그 세대의 가치관과 행동 방식을 결정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늘날 청년 세대는 '청년세대계급'이라고 할 만큼 세대 전체가 하나의 계급적 유사성을 가졌다.

대학진학률이 80%에 육박하는 지금의 청년 세대는 동일 세대 안에서의 유사성이 과거 그 어떤 세대보다 높다. 20대 대부분을 '취준생' 신분으로 보내고,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사회에 진출한다.

한 사회에서 가장 어려운 처지에 있는 대표적인 계층이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는 20대라는 게 저자들의 분석이다.

오늘의 90년대생들이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것은 '노력과 상관없이 주어지는 혜택'이다.

책은 '○○은 공정하지 않다'는 식으로 90년대생들이 원하는 6가지 공정함을 설명한다.

지금 20대는 '자격이 없는 이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 '돈도 실력인 사회', '사회의 책임을 개인에게 묻는 것', '바닥은 놔두고, 천장만 없애려는 것', '자신도 지키지 못할 것을 남에게 강요하는 것', '개인적인 것에 올바름을 묻는 것' 등을 공정하지 않다고 믿는다.

저자들은 오늘의 90년대생들이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것은 '노력과 상관없이 주어지는 혜택'이라고 설명했다.

청년들은 그들의 목소리를 여러 방식으로 내왔지만, 기성세대들은 이를 오독해왔다. 과거의 통념으로 이들의 행동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무조건 충성하고 헌신한 기성세대와 달리 사회를 위해 개인이 희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20대는 거의 하지 않는다.

그들이 각 개인에게 '삶은 네가 알아서 챙겨라'라고 말하는 사회에서 살아왔다. 각 개인을 경쟁으로 내몰기만 할 뿐, 사회적 시스템 안에서 개인이 보호받는 경험을 주지 못하는 사회였다.

오늘날 대한민국을 청년들이 불공정하다고 보는 것도 이런 경험 때문이다.

가난의 세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회를 공정하다고 할 수는 없다. 개인의 힘으로 성공하는 게 공정하고 정의로운 일이지만, 현실에서는 그 확률이 희박하다고 믿으니 불공정하다고 여긴다.

구조의 문제를 개인이 초인적 노력으로 극복하거나 해결하라고 이야기하는 기성세대의 사고방식도 청년들은 이해할 수 없다. 잘못된 구조를 만든 책임자들이 기득권을 누리는 상황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책은 90년대생들이 불확실하고 불평등한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6가지 삶의 태도도 전한다.

"오늘날 20대는 집단적으로 억울하다"고 진단한 저자들은 "대한민국에서 90년대생이 마주한 가장 심각한 갈등은 불평등"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불평등은 곧 세습자본주의를 의미하며 90년대생들이 할 일은 세습자본주의와의 싸움"이라며 "자신들의 기득권을 대대로 이어가려는 특권층 엘리트 권력층과 싸우는 것이 공정 세대가 벌여야 하는 진짜 싸움"이라고 주장했다.

지와인. 328쪽. 1만5천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