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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대통령’ 박근혜, 국정원이 준비한 대통령이었나

‘준비된 대통령’ 박근혜, 국정원이 준비한 대통령이었나

[SNS 반응] “국민 세금으로 특정 후보 선거 운동한 국정원”


국정원이 지난 대선기간 댓글은 물론 트위터에서도 야권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올렸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0일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윤석열 전 국정원 사건 수사팀장(여주지청장)이 낸 공소장 변경신청서를 바탕으로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지난해 9월부터 12월 대선 전까지 5만5689회에 걸쳐 야당과 문재인·안철수 전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며 그 사례들을 공개했다.

민주당이 공개한 트위터 글에는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에 대한 비난 글들이 등장한다. “문재인의 대북관은 종북을 넘어 간첩 수준” “요즘 세상에 간첩이 어딨어요 안철수의 말. 그때 이미 알아봤다는. 빨갱이 후손과 종북들이 자주쓰는 말이죠.” “이정희 언제 어디서든 이놈의 면상 좀 안 봤으면”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원색적인 비난과 욕설도 있다. “문재인 안철수 자위행위 묘사 충격 그림 보니” “안철수 아무래도 남장 여인 같아요. 잡아다가 바지 벗겨 볼 수도 없고” “통진당 이정희가 대통령 선거에 나온단다. 누구랑 '스와핑'을 하려고?” “국고보조금에 눈깔 먼 좌빨갱이 개집X이나 별 미친 변호사들”

반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는 “마음도 넓다” “박근혜의 신뢰와 브랜드 가치” “확실하게 준비된 여성 대통령 박근혜 후보의 로고송입니다. 무한 RT 부탁해요”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또한 이명박‧박정희 전 대통령은 긍정적으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묘사했다.

SNS에서는 “트위터에서도 대선개입을 했다니 충격이다” “내가 다 부끄럽다”는 의견들이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인신공격과 흑색선전 등 저열한 표현에 내가 부끄럽다. 그런 표현이 국가안보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신기할 정도”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국정원 대선개입 트윗을 모두 인쇄해서 국정원 앞에 전시회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많은 누리꾼들이 국가기관인 국정원이 세금으로 특정 후보의 선거운동이나 다름없는 행동을 했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공개된 트위터 글 중에는 “오늘도 기분 좋게 5통화 했어요~대선승리로 가는 큰 힘이 됩니다~”라며 박근혜 캠프의 후원 ARS전화번호까지 홍보한 글도 있다. 배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21일 “지난해 9월부터 국정원 직원이 하루 평균 500여건의 트윗을 작성해 야당의원들에게 저주를 박근혜 후보에게는 온정의 모금운동까지 한 이들을 두고 뭐라 불러야 할까”라며 “사실상 선거캠프”라고 말했다.

김도성 한겨레 PD는 트위터에 “이걸 보고도 대통령은 ‘국정원 도움 받은 적 없다’고 할 건가”라는 글을 올렸다. 또한 한 누리꾼은 “18대 대선은 일베, 국정원, 경찰, 국방부. 민관군 합동으로 선거개입 한 거네?”라고 비판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의미가 국정원이 준비되었다는 의미였구나”라고 지적했다.

   
 
 
   
 
 
윗선의 허락 없이 국정원 직원을 체포했다는 이유로 수사팀에서 배제된 윤석렬 전 수사팀장의 행동이 이해가 간다는 반응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윤석렬 검사도 글들 읽어보며 기가 찼겠지. 오죽하면 전권으로라도 영장 청구해 국정원 직원을 체포 했겠나”라고 말했다. 국정원 트위터 계정을 취재했던 최기훈 뉴스타파 기자는 “취재하면서 오바이트가 쏠렸다. 동네 양아치도 안 할 소리를 국정원 직원이 했다는 게 믿기지 않아서였다”며 “검사들도 마찬가지였으리라. 기소 안하려야 안 할 수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