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철거민들 “세계일보, 펜으로 유가족 두 번 죽였다”
전철연과 용산참사 유가족들 세계일보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사과 및 반론보도 요구
용산 참사의 책임이 전국철거민연합(전철연)에 있다고 주장한 세계일보 칼럼과 관련해 전철연과 용산참사 유가족들이 “세계일보 칼럼은 펜이 아닌 흉기로, 용산 참사 유가족을 두 번 죽였다”고 주장했다.
전철연은 3일 오후 1시 세계일보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일보는 조정진(논설위원)의 전철연 죽이기 왜곡보도와 살인
명령자 김석기를 옹호하는 글을 실은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며 “사과와 반론보도가 없다면 실천적인 투쟁과 사법적인 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가 된 칼럼은 조정진 세계일보 논설위원이 28일 쓴 <김석기를 위한 변명>
이다. 조 위원은 이 글에서 전철연이 용산 세입자들에게 억대 이상씩 받아주기로 약속했다며 “직업시위꾼들인 전철연은 세입자를
돕는다는 명분으로 재개발 현장마다 개입해 먹고 사는 기업형 폭력시위 대행회사”라고 주장한다. 이어 조 위원은 “(용산참사의
책임은) 전철연에게 물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다. (관련기사 : <세계일보 ‘용산참사 책임 전철연에 있어’ 칼럼 논란>)
![]() |
||
▲ 28일자 세계일보 27면 |
세계일보가 언론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영진 빈민해방실천연대 의장도 “언론인이라면 정론직필의 기본자질을 갖춰야 하는데 세계일보의 칼럼은 왜곡으로 현재 아픔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상처를 줬다”며 “조정진 위원은 글에서 “민간인 희생자 5명 중 현장 세입자는 2명‘뿐’이었다”고 썼는데, 어떻게 사람이 죽었는데 2명 ‘뿐’이었다는 표현을 쓸 수 있냐”고 말했다.
대학생 박귀란씨(성균관대)도 “우리 학교 신문사는 학교 재단을 비판하는 글을 실으려다 2달 간 발행정지를 당하고도 학교에 맞서 싸우고 있다”며 “그런데 왜 직업 언론인이라는 사람이 시대의 진실을 말하지 않나. 존재의 이유를 저버린 언론의 현실에 대학생으로써 부끄럽고 분노 한다”고 밝혔다.
![]() |
||
▲ 3일 오후 1시 전철연과 용산참사 유가족들이 세계일보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조윤호 기자 |
기자회견을 마친 전철연은 사장과의 면담을 위해 세계일보 사옥으로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에 가로막혀 진입하지 못했다. 전철연과 용산참사 유가족들은 ▷세계일보와 조정진 논설위원의 공식적인 사과 ▷반론보도 및 정정보도를 요구했으며,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정진 세계일보 논설위원은 “집도 회사도 용산인 관계로 용산사태 전반을 오랫동안 가까이서 지켜본 기자로서 직접 보고 듣고 겪은 내용을 중심으로 ‘불편한 진실’을 쓴 것”이라며 “가뜩이나 힘든 세입자들을 죽음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전철연의 투쟁방식이 바뀌어 더 이상 희생자를 낳게 하지 말자는 게 칼럼 취지다. 전철연이 개입한 싸움터에서 19년 사이에 서른다섯 분이나 희생됐다”고 말했다.
조 위원은 또한 “전철연도 우리 사회의 한 구성 조직인 이상 언론의 비판과 감시, 견제를 받아야 한다”며 “전철연 지도부와 대화를 통해 논란이 있는 팩트에 대한 반론권 보장은 검토해 보겠지만, 기자들이 투쟁을 통해 어렵게 얻어낸 자유언론 차원에서 전철연의 겁박에 굴복하진 않겠다”고 말했다.
'나의 글 > 기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검색어 5위에 청취율 1위, CBS 라디오 강세 이유는? (0) | 2013.12.09 |
---|---|
팩트TV, 시국미사영상 사용한 방송사 고소…쟁점은? (0) | 2013.12.09 |
세계일보 ‘용산참사 책임 전철연에 있어’ 칼럼 논란 (0) | 2013.12.02 |
윤석민 SBS홀딩스 부회장, 스키협회장 사퇴한 이유 (0) | 2013.12.01 |
방심위 제재 받은 추적60분, 엠네스티 언론상 수상 (0) | 2013.1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