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세월호 참사 중 해외여행 사장 비판글 삭제 논란
기자가 내부게시판에 장명국 사장 해외여행 문제 삼자 글 삭제…논란되자 복구
내일신문 측이 세월호 참사 3일째 되는 날 장명국 사장과 이옥경 부사장 등이 해외여행을 떠난 것에 대해 문제제기한 기자의 글을 삭제해 논란이 일었다.
내일신문 이 아무개 기자는 지난 25일 내일신문 내부 인트라넷에 ‘이러면 안 되는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기자는 이
글에서 “장명국 사장과 이옥경 부사장이 지난 주 금요일(4월 18일), 11일 일정으로 해외여행을 떠났다고 들었다. 세월호
침몰사고가 난지 3일째 되던 날”이라며 “선실 진입을 위해 사투를 벌여가며 가이드라인을 설치하고자 애를 태우던 날이다. 어린
생명이 사라지는 거 아닌가 국민들이 모두 발을 동동 굴렸던 날”이라고 말했다.
이 기자는 또한 “청와대가 재난 컨트롤타워 역할 부인으로 곤욕을 치르던 날인데 우리는 어땠나”라며 “장명국 사장과 이옥경 부사장은
‘세월호 침몰사고 발생 직후 해외여행을 떠난 것’에 대하여 내일신문 사원들에게 소명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글은 곧 삭제됐다. 내일신문은 게시자의 비번을 알 수 없어 글을 지울 수 없자 이 아무개 기자를 퇴사자로 처리한 다음
글을 삭제했다. 이 기자는 자신의 글이 삭제된 것에 대해 문진헌 기획특집팀장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퇴사처리로 인해 이 기자는 하루
가까이 사내 인트라넷에 글을 쓸 수 없었고, 이후 25일 5시 30분 경 사원 직위가 회복됐다.
문진헌 기획특집팀장은 인트라넷에 글을 올려 ‘글을 삭제하게 된 경위’를 밝혔다. 문 팀장은 이 글에서 “먼저 본인 동의 없이
게시된 글을 내리게 된 점 사과한다. 변명하자면 민감한 시기이고, 마감이 임박한 시점이라 경황이 없었다”고 밝혔다.
문 팀장은 “이 아무개 기자가 올린 글이었는데 요약하면 ‘이 어려운 시기에 해외로 나간 사장과 부사장님이 직원에게 그 이유를
해명하라’는 내용으로 외부로 유출될 경우 민감할 수 있는 내용이 올라와 있었다”며 이 기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글을 내리려 했으나
통화가 되지 않았고, 편집국장에게 보고한 뒤 국장의 지시로 글을 내렸다고 밝혔다.
논란이 이어지자 30일 남봉우 편집국장은 “이 기자가 쓴 ‘이러면 안 되는데’ 원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기자가 처음에 쓴 글을 복구한 것이다.
남봉우 편집국장은 28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바깥이 워낙 복잡한데 내부 문제 가지고 시끄럽지 않겠나, 사장이 오신 뒤에 올리는
것이 더 괜찮지 않나는 의미로 내렸다. 하지만 지금은 글이 다시 올라갔다”고 밝혔다. 남 국장은 글을 다시 올린 이유에 대해
“사장이 오래 전에 결정되서 (여행을) 간 것이고, 그렇게 도덕적으로 비난 받을 일도 아닌 것 같은데 내부가 민감해서 반응한 것
같아서 다시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 기자는 “18일부터 25일까지 진도 팽목항에 있었다. 18일은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던 날이었다”며
“그런데 사장이 18일부터 해외여행을 갔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들었고, 18일의 광경이 너무 생생하게 기억나 ‘이건 아니다’는
생각에 올린 글”이라고 말했다. 이 기자는 또한 “문제제기에 대한 답은 아직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8일 서울을 출발한 장 사장 일행은 예정된 일정을 마치고 28일 귀국, 다음날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여행에는
장명국 사장 부인이자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최영희 씨와 전직 여성부 장관도 함께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사장과 부인
최영희 전 의원은 내일신문사 주식을 각각 6.7%, 6.56%를 가진 대주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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