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문창극 보도누락 사태, ‘재발방지’ 논의 국면으로 |
성회용 보도국장, ‘모두 제 탓’ 사과‥“재발방지 및 시스템 개선안 관련 논의 이어갈 것‘ |
SBS 문창극 보도누락 사태를 두고 보도국장이 직접 “모두 내 탓”이라며 직접 사과문을 올리는 등 이번 사태가 수습 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분간은 이번 사태의 여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성회용 SBS 보도국장은 23일 오전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글에서 “모두 내 탓”이라며 “다시 한 번 SBS 보도국에 계신 동료 선후배들에게 죄송하고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구구한 변명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성 국장은 “바쁘다는 핑계로 SBS 보도국 식구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것도, 이런 저런 목소리들을 고루 새겨듣지 못한 것도, 내 불찰이다. 격하고 때로는 경솔했던 표현 방법 역시 내 자신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돌이켜 보면 나 역시 젊은 시절 선배들에게 적지 않은 불만을 가졌고 그런 이야기들이 아래위로 공유돼 합리적인 방향으로 개선되지 않는 것에 분노했다. 보도국에서 각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구성원들의 생각 역시 젊은 시절의 저와 다르지 않으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성 국장이 ‘소통’의 문제를 이야기한 이유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성 국장의 ‘불통의 리더십’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SBS 기자협회는 지난 17일 열린 기자총회에서 이번 사태를 새로운 보도국장 취임 이후 1년 동안 쌓여온 ‘불통의 리더십’ 문제가 쌓인 것으로 규정했다. 제대로 된 설명 없이 보도가 누락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기자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재발방지책과 책임자 문책을 논의하는 상황까지 왔다는 것이다.
지난 19일 본인을 ‘경력기자’라고 밝힌 한 기자는 내부 익명게시판에 글을 올려 “기사를 가지고 선배와 데스크와 논의할 때 치열한 논쟁은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부서회의는 물론이고 아침 점심 저녁 3차레 열리는 국장 주재 부장단회의도 보고와 일방적인 지시가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 사람의 힘이 너무나 크다”며 “조직이 시스템으로 움직여야지 한 사람의 힘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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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SBS ‘나이트라인’ 화면 갈무리. SBS는 KBS가 9시뉴스에서 문창극 후보자의 발언을 보도하고 난 이후 나이트라인에서 관련 소식을 전했다. |
기자들에 따르면 최영범 보도본부장은 지난 20일 SBS 기자협회 집행부와 만난 자리에서 “보도국장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해서 조만간 적절한 방법을 통해 다시 한 번 입장 표명할 것으로 안다”는 입장을 밝혔다. 23일 오전 임원회의에서 성 국장에 대한 경고가 있었고 이후 성 국장이 사과문을 올렸다.
SBS 기자협회는 지난 17일 총회를 거쳐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며 보도본부에 책임자 문책 및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했다. 이웅모 사장은 23일 기자협회와 만나 △책임자에 대한 구두 경고 △유사사례 재발 시 강력 조치 △소통 강화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협회는 이에 대해 내부 논의를 거칠 예정이다.
기자협회는 재발방지책에 대해서도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정인 기자협회장은 “이번주 중으로 내부 논의를 통해 재발방지대책이나 시스템 개선안 관련한 의견을 정하고, 보도본부에 전달할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보도가 누락된 사례들에 대해서도 수집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SBS 정치부 기자들이 지난 10일 문창극 후보자의 ‘식민지배는 하나님 뜻’ 발언 내용이 담긴 동영상을 입수해 데스크와 보도국장에 보고하고, 이어 11일에도 보완 취재를 해 다시 보고했으나 SBS 뉴스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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