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심의위, 전원구조 오보 ‘권고’로 끝내나
김성묵 위원장, 안건에 없던 JTBC ‘직권상정’…여당 위원 “나는 자막만 본다”며 JTBC 징계 주장
세월호 참사 초기 논란을 일으켰던 지상파 3사 및 종편, 보도전문채널 등의 ‘전원구조’ 오보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조치가 행정제재에 해당하는 ‘권고’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산하 방송심의소위원회(소위원장 김성묵) 여당 추천 위원들은 2일 열린 회의에서 MBC, KBS, SBS 등
지상파 3사와 YTN, 뉴스Y 등 보도전문채널, MBN, TV조선, 채널A 등 종편의 ‘단원고 학생 전원구조’ 오보에 대해 권고
의견을 냈다. 야당 위원들은 몇몇 방송사에 대해 의견진술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날 김성묵 위원장은 안건에 없던 JTBC 뉴스특보를 ‘직권상정’으로 회의 안건으로 올렸고, 여당 추천 위원들은 다른 방송사과 같은 ‘권고’ 의견을 냈다.
여당 추천 위원들은 지상파 방송3사의 ‘전원구조 오보’를 ‘한 건’으로 보고 한꺼번에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 측 함귀영
위원은 “자막을 어떻게 처리했고 멘트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따지는 건 너무 디테일하게 접근하는 것이다. 세 곳이 모두 오보를 냈다는
것은 국민들이 인정하고 있으니 같은 수위의 제재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함 위원은 또한 “방송3사 모두 오보를 내고 싶어서 낸 건 아니며, 중대한 참사가 발생했는데 국민들에게 오보를 전해도 좋다는
마음으로 3사 직원들이 행동했으리라 보진 않는다”며 권고 의견을 제시했다. 김성묵 위원장은 “미묘한 차이가 있으나 동일한 안건으로
봐야 한다. 세부적으로 가면 판단기준이 흐려지고 모호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방송3사 모두에게 권고를 주자는 의견을 냈다.
반면 야당 측 박신서 위원은 “이번에도 또 ‘권고’에 그치면 재난방송 보도가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일 것이다. 한 번 더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점에서 의견진술을 들어야 한다. 꼭 법정제재가 아니더라도 경각심을 주자는 의미에서 그렇게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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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16일자 MBC 뉴스특보 갈무리 |
야당 측 장낙인 위원은 “MBC가 현장 취재기자의 말을 경청했다면 오보를 내지 않았을 것이다. 이것이 중요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장 위원은 “같은 오보라 해도 오보의 범위가 다르다”며 의견진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여당 측 위원들은 장 위원의 문제제기를 ‘MBC 내부의 문제’라고 일축했다. 함귀영 위원은 “MBC의 전원구조가 ‘미필적 고의’라는 건 MBC 내부 의견인데 우리가 내부 의견까지 받아서 판단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여당 측 고대석 위원은 “목포MBC도 해경 상대로 취재를 했다는데 그것도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것 아닌가”라며 “MBC 기자회가 그렇다고 하는데 젊은 애들이 그렇게 말하는 건데”라고 말했다가 장 위원에게 “‘젊은 애들’이라는 그런 말 하면 안 된다. 회의록에 다 남는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야당 측 위원들이 MBC의 오보를 문제삼자 함귀영 위원은 ‘KBS 오보가 더 문제’라며 반격에 나섰다. 함 위원은 “MBC는 11시 1분에 단원고 측 발표 보고 전한 것인데 KBS는 (160여명 구조했다는) 해경 발표 이후인 11시25분에 전원구조 오보를 냈다. 오보의 질을 따진다면 KBS가 더 문제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 날 소위 회의 안건으로는 ‘전원구조 오보’ 외에도 박상후 MBC 전국부장의 데스크 리포트 <분노와 슬픔을 넘어>도 안건으로 올라왔다. 박 부장은 지난 5월 7일 민간잠수사 이광욱씨의 사망을 두고 ‘우리 사회의 조급증’이 잠수사 죽음을 이끌었다는 취지의 보도를 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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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뉴스데스크> 7일자 데스크 리포트. |
이 사안에 대해서는 여야 위원들 간의 의견이 엇갈렸다. 야당 측 장낙인 위원은 ‘권고’ 의견을 냈고, 여당 측 고대석 위원은 “사회 통합을 목적으로 한 논평으로 볼 수 있다”며 권고 의견을 냈다.
반면 야당 측 박신서 위원은 유가족의 조급증이 잠수사 사망을 불렀다는 부분과 다이빙벨의 문제를 지적한 부분 등에서 ‘팩트 오류’가
있으며 혐한 사이트에서 나온 내용을 근거로 리포트를 했다는 점에서도 ‘논리비약’이 있다며 의견진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여당 측 함귀영 위원은 다른 이유로 ‘의견진술’을 주장했다. 함 위원은 “(문창극) 총리 후보자 말의 일부분만 따서 이야기한 것처럼 하지 말고 전국부장이 무슨 취지에서 논평을 냈는지 의견진술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날 소위는 방송3사 외에도 TV조선, 채널A, 뉴스Y, YTN, MBN의 ‘전원구조’ 오보에 대해서 논의할 예정이었다.
JTBC는 원래 안건에 없었지만, 김성묵 위원장은 “JTBC는 왜 없나”며 직권상정으로 JTBC 보도까지 안건에 포함시켰다.
방통심의위 사무처는 “JTBC는 민원도 들어오지 않았고, ‘전원구조’를 표기한 자막은 있었으나 동시에 출연한 기자가 ‘160명
구조했다’는 내용을 전했으므로 오보로 간주하지 않아 안건으로 올리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에 김성묵 위원장은 “판단을 사무처에서
하지 말라. JTBC를 봐준다는 오해가 있을 수 있다”며 안건에도 없던 JTBC까지 논의에 포함시켰다.
함귀영 위원은 “JTBC를 포함해 전원구조 자막을 내보낸 모든 방송사 다 같이 행정제재 결정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신서 위원은 “자막만 보지 말고 멘트, 음악까지 고려해서 오보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맞섰다.
함 위원은 이에 “나는 예나 지금이나 방송을 볼 때 소리를 ‘조용히’로 해놓고 자막만 본다. 자막만 보는 시청자들이 많다”며
JTBC 뉴스도 ‘전원구조 오보’로 봐야한다는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김성묵 위원장 역시 “임팩트가 가장 큰 건 자막”이라며
동조했다. 결국 소위는 JTBC를 포함한 방송사들의 ‘전원구조’ 오보에 ‘권고’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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