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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 /일본 여행기

오사카 여행기 마지막 편 <아쉬움마저 맘껏 즐길, 완벽한 타인의 나라 > 1월 29일, 한국에서는 설날의 아침, 오사카에서는 여행의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다.오늘 일정은 아쉽지만 별 다를 것이 없다. 아침 일찍 체크아웃을 하고 오사카 간사이 공항에 가서 한국행 비행기를 타는 일.카톡과 문자를 확인해 보니 한국 가는 아시아나항공 출발시간이 오전 9시에서 10시로 한 시간 지연됐다. 한국에 눈이 너무 많이 와서 그렇다는데 일본 날씨가 너무 좋아서 한국에 눈이 온 줄 꿈에도 몰랐다. 4박 5일간 정들었던 숙소를 일찍 빠져나와 난카이난바역으로 향했다. 너무 아침 일찍 나왔는지 난카이난바역 출구가 아직 열려 있지 않았는데 당황하지 않고 청소하는 분께 물어보니 북쪽 출구는 열려 있다고 했다,무사히 난카이난바역으로 입성, 전날 미리 예매해 놓은 난카이 특급 열차를 타고 오사카 간사이 공항.. 더보기
4박 5일 오사카 여행기 ④ <오사카성으로 시작해 야키로 끝나다> 오사카에 오기 전 나에겐 하나의 편견이 있었다. 오사카의 랜드마크 오사카성에 관한 것이다.역사와 유적보다 미식과 놀 거리로 유명한 오사카의 유일한 대중적 유적지가 있다면 바로 오사카성이다. 해자로 둘러쌓인 요새, 오사카가 내려다보이는 전망, 무엇보다 삐까뻔쩍한 천수각의 위용. 오사카에 와본 적 없는 사람이라도 오사카성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오사카성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거점으로 삼았다는 그 오사카성과 전혀 다른 것이다. 복원된 천수각은 목조가 아니라 철근콘크리트로, 그 자체로 현대 건축물이다. (정확히 말하면 천수각은 1931년 만들어진 20세기 건물) 철근콘크리트야 불타 없어지는 것을 방지하려는 목적이었다고 이해한다지만 옆에 붙어 있는 그 흉물스러운 엘리베이터의 꼬.. 더보기
4박 5일 오사카 여행기 ③ <헤이조쿄에서의 1대1 데이트> 1월 28일, 오늘은 오사카 동쪽으로 향한다. 목적지는 8세기 일본의 도읍지였던 ‘나라’(헤이조쿄)다.지난 밤에 자주 애용하는 여행 가이드앱 ‘get your guide’에서 나라 투어를 예약해두었다. 고민 고민하다 밤 9시에 예약했는데 다행히 마감되지 않았는지 나라역 3번 출구 앞에서 보자는 가이드의 답장을 받았다.일본의 민속학자 야나키 구니오에 따르면 ‘나라’의 어원은 평평하게 한다는 뜻의 ‘나라(平)’에서 왔다. 구릉지를 완만하게 만든 땅이라 ‘나라’라 부르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라 이전의 고대 일본의 도읍지는 후지와라쿄(현재의 가시하라시)였다. 치수와 교통망 등 여러 문제가 있었으나 결정적으로 역병이 심하게 도는 바람에 당시 겐메이 천황이 재수가 없다고 여겨 새로운 도읍지를 마련했다고 한다.. 더보기
4박5일 오사카 여행기 ② <세계 3대 무덤을 찾아서> 1월 26일 오사카의 아침이 밝았다. 오늘의 목표지는 오사카 남쪽에 있는 ‘사카이’라는 도시다. 사카이는 오사카지만 사실 오사카가 아니다. 그게 무슨 뜻이냐고?일본의 행정구역은 ‘도도부현’(都道府県)‘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다. 메이지 유신 때 ‘폐번치현’이 이루어지며 정착한 시스템으로 도쿄都, 훗카이道, 교토府와 오사카府, 그리고 나머지는 전부 현(県)이다. 이 도도부현 아래 시정촌이라는 하위 행정구역을 두고 있다.대부분 한국인들이 오사카라 인지하고 있는 곳, 즉 난바역, 우메다, 도톤보리 등은 모두 ‘오사카부 오사카시’에 속한다. 그리고 내가 들를 곳은 ‘오사카부 사카이시’다. 행정 체계상 오사카부에 속하긴 하지만 오사카시는 아니라는 뜻.오사카의 중심부도 아니고 여행지로는 잘 찾지 않는 사카이를 방문.. 더보기
4박 5일 오사카 여행기 ① <도톤보리에도 역사가 있다> 2025년 1월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됐을 때 ‘잠시 일본 여행이라도 다녀올까’라는 생각이 든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오사카를 선택한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국인의 자유 여행지 1위, 한국인의 N차 방문 여행지 1위.“오사카와 구이다오레, 교토와 키다오레”(오사카는 먹다 망하고 교토는 입다 망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입을 즐겁게 해주는 맛집의 도시.테마파크 유니버설과 거대한 가이큐간 수족관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오감이 즐거운 도시하지만 나처럼 도시 역사의 근본을 중시하고 박물관과 유적지 감상을 지상 과제로 여기는 사람에게 오사카는 사람에 치이기 쉬운, 지나치게 웃음이 많은(너무 싸패 같나?) 여행지다. 아니면 교토로 가는 길목, ‘오사카 간사이 공항’의 소재지라거나..그런데 일본행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