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500’ 이완구 “진실 이기는 것 없다”
3천만원 수수 의혹에 증거인멸 의혹까지…이완구, 총리에서 피의자 되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3천만 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총리 사퇴 의사를 밝힌 지 24일 만이다.
이완구 전 총리는 14일 오전 10시경 검찰에 출석했다. 이 전 총리는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입구에서 “진실을 이기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검찰에서 소상히 제 입장을 말씀 드리겠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에서 밝혀져야 할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이 전 총리가 성 전 회장으로부터 3천만 원을 받았느냐는 것이다. 성 전 회장은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2013년 4.24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이 전 총리의 부여 선거사무소를 찾아 3천만 원을 건넸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비타500’ 박스에 돈을 넣은 다음 이를 전달했다는 성 전 회장 측 인사의 증언까지 보도했다.
이 전 총리는 성 전 회장을 만났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했으나 이후 CBS 노컷뉴스가 이완구 전 총리를 수행하던 운전기사의 인터뷰를 실었다. 운전기사 A씨는 당일 이 전 총리와 성 전 회장이 독대를 했다고 증언했다. 그러자 이 전 총리는 “기억이 잘 안 난다” “기억이 혼재돼 있다”고 말을 바꿨다. (관련 기사 : <의기소침해진 이완구, “일관되게 기억 안 난다”>
또 다른 쟁점은 증거인멸 시도를 했느냐는 것이다. 이완구 전 총리 측이 CBS와 인터뷰한 운전기사 A씨 등 당시 상황을 목격한 이들을 상대로 회유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5월 12일자 CBS 노컷뉴스 단독보도에 따르면 검찰이 이 전 총리 측 김모 비서관이 운전기사와 캠프 자원봉사자, 캠프 실무직원 및 전직 도의원 등에게 전화를 걸거나 문자메시지를 남긴 사실을 포착했다고 한다. 이 같은 시도가 이 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21일까지 계속됐다는 것.
한편, 이 전 총리는 검찰에 출두하며 기자들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 전 총리는 “필요하다면 검찰 조사 후 인터뷰를 하도록 기회를 갖는 문제를 검토하겠다. 검찰 조사를 받기 전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몇몇 기자들이 질문을 이어갔으나 “입장을 다 이야기했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 YTN 뉴스 갈무리 | ||
이 전 총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전 총리는 지난 4월 15일 국회 본회의 출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났다. 이 전 총리는 기자들이 ‘돈 받은 정황이 구체적이다’ 등 민감한 질문을 하자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 “예의를 지켜라” “그런 비약된 질문을 안 받겠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언론에 대고 검찰 수사를 비판하고, 기자들을 향해 적극적 반론을 펼치는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 전 총리가
관련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거듭된 말 바꾸기로 거짓말 논란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이제 조용한 대응을 하기로 결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완구 전 총리는 앞서 4월 14일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돈을 받았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나오면 목숨을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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