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 재보선 패배, ‘참여정부 무오류설’ 때문?
보수층 결집, 대응에 약한 ‘친노 프레임’…이슈에 대한 메시지도 일관되지 못해
새정치민주연합이 지난 4.29 재보선 패배의 원인으로 당 내 계파갈등과 ‘친노 프레임’을 꼽았다. 성완종 리스트 국면에서 여당의 프레임에 말려 끌려 다녔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러한 내부평가가 혁신위원회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된다.
새정치연합은 2일 경기 양평 가나안농군학교에서 진행한 의원워크숍에서 ‘4.29 보궐선거 결과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공개했다. 4개 선거구 각각 전문여론조사기관에 의한 표적집단인터뷰(FGI)가 실시됐으며 그 결과를 전화면접여론조사와 비교, 분석해 내놓은 결과다.
진성준 새정치연합 전략기획위원장은 “요약하면 야권분열 구도와 인물경쟁력에 뒤져 선거에 패하였다는 것”이라며 “그 이면에는 제1야당으로서 정치적 역할이 미흡하다는 점과 계파 갈등 등 당내 분열양상이 심각하다는 점이 지적됐다”고 밝혔다.
이날 워크숍에서 발표를 맡은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공세에 취약한 친노 프레임에 갇혀 있었던 점”을 선거 패배 요인으로 꼽았다.
‘친노 프레임’은 보수층을 결집시키고, 공세에 대한 야당의 대응 측면에서 매우 취약한 프레임이라는 것. 윤 센터장은 “특히 ‘참여정부 무오류설’을 연상시키는 대응은 전략상 부적절했다”고 강조했다.
경선과정도 문제로 꼽혔다. 윤 센터장은 “당내 사정으로 경선 원칙을 고수하는 것이 불가피했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결과적으로 소극적인 후보 공천으로 불리한 선거를 치렀다”고 밝혔다. 인물경쟁력에서 새누리당에 밀렸다는 것.
문재인 대표의 ‘전략공천 배제’ 원칙을 비판한 셈이다. 전략공천은 배제했지만 한편에서 관악을 정태호 후보는 문 대표의 ‘낙하산’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광주 서구의 경우 탈당한 천정배 후보에 맞서는 후보로, 지난 총선 때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떨어진 조영택 후보를 내세웠다.
선거 전략에서도 새누리당에 밀렸다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당 대표의 선거구 방문 일정이 새누리당과 동일했음에도 유권자가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등 홍보전략에서도 밀렸고, 4개 선거구 대부분 낙후지역으로 지역개발욕구가 강해 새누리당의 ‘지역일꾼론’이 상당한
설득력을 발휘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윤희웅 센터장은 ‘이슈에 대한 메시지가 일관되지 못해 유권자들에게 선명한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실패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선거 초기 새정치연합은 지갑을 두툼하게 만들어드리겠다며 ‘경제정당론’을 내세웠다. 그러나 성완종 리스트 사건이 터지자 정권심판론으로 옮겨갔다.
또한 성완종 리스트의 처리방식에 대해서 처음에는 검찰수사를 주장하다 특별검사를 내세우는 것으로 입장이 바뀌었고, ‘성완종 특사’ 논란에 대해서는 ‘법무부 소관이다’는 주장에서 ‘이명박 정부가 연루됐다’는 주장으로 말이 바뀌었다.
이 외에도 투표율 미흡, 야권분열 구도와 제1야당에 대한 실망으로 인한 야권 지지층의 투표 포기 등이 패배 원인으로 꼽혔다.
이 재보선 평가결과는 구성 중인 새정치연합 혁신위원회가 혁신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참조할 중요한 자료가 된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2일 워크숍 자리에서 ▷총선 대선 승리를 위한 정체성의 재확립 ▷리더십 바로세우기 ▷조직의 건강성 회복 ▷야당의
투쟁성 회복 방안 마련을 과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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