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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담화 한 줄로 줄이면 “이 모든 게 국회 탓”

대통령 담화 한 줄로 줄이면 “이 모든 게 국회 탓”

"생명과 안전 위해 테러방지법 처리를"… ‘기간제법 미루고 파견법 처리’ 노동5법 협상 지침도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와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의 핵 실험과 경제위기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국회가 법을 통과시켜주지 않아 어렵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임기 4년차를 맞아 세 번째 신년 기자회견에 나섰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핵 실험으로 부각된 안보위기와 경제위기를 부각시키면서 야당과 국회를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새해 벽두부터 북한이 기습적인 4차 핵실험을 감행했고, 지난 금요일 종료된 임시국회에서는 선거구도 획정짓지 못한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국가 경제와 국민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핵심법안들도 한 건도 처리되지 못했다”며 담화 시작부터 국회 탓을 했다.

   
연합뉴스TV 캡쳐
 

박 대통령이 통과시켜 달라고 요청한 첫 번째 법안은 테러방지법이다. 박 대통령은 “OECD, G20 회원 국가 중에 테러방지법이 없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4개국에 불과하다. 이것은 국민들의 안위를 위험 속에 방치하고 있는 것과 같다”며 “부디 국회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국민의 생명 보호와 국가 안전을 위해 테러방지법을 조속히 처리해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두 번째는 노동5법이다. 박 대통령은 “역사적인 노사정대타협의 성과도, 일자리를 달라는 우리 청년들의 간절한 목소리도, 경제회복의 불꽃을 살리자는 국민들의 절절한 호소도, 정쟁 속에 파묻혀 버렸다”며 “국회에 발이 묶여 있는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기간제법, 파견법 개정안에는 이러한 일자리 창출과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개선방안이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박 대통령은 “기간제법과 파견법 중에서 기간제법은 중장기적으로 검토하는 대신, 파견법은 받아들여주시기 바란다”며 여야 간 논의가 진행되는 노동5법에 대해 사실상의 ‘협상 지침’까지 내리는 모습을 보였다.

세 번째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 등 경제관련 법안이다. 박 대통령은 “최대 69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무려 1474일째 국회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활력제고특별법도 기업들의 선제적 사업재편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하는 법이지만, 여전히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한 “일하고 싶어 하는 국민들을 위해, 그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절박하게 호소하는 경제활성화법과 노동개혁 4법을 1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 주셔야 한다”며 “이번에도 통과시켜주지 않고 계속 방치한다면 국회는 국민을 대신하는 민의의 전당이 아닌 개인의 정치를 추구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담화. 연합뉴스TV 캡쳐
 

문재인 더민주 당대표는 앞서 13일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경제실패와 안보무능의 책임을 국회와 야당에게 전가하는 ‘남탓담화’가 아니라, 국정기조의 전면적 변화를 선언하는 ‘희망담화’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더 불어민주당은 박 대통령이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은 채 국회 탓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성수 더민주 대변인은 13일 오전 브리핑에서 “경제실패에 대해서 국정기조의 전면적 변화가 요구됨에도 여전히 국회 탓만 되풀이해 유감”이라며 “다만 기간제법을 중장기 과제로 돌린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파견법에 대해서도 우리당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전병헌 최고위원 역시 같은 자리에서 “집권 4년차에도 대통령께서 혹시라도 남 탓을 하신다면 그것은 지나친 무책임으로밖에 보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야당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