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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대통령 될만한 사람 발견 못했다”

김종인 “대통령 될만한 사람 발견 못했다”

안철수 겨냥해 “통합 제의 거절한 사람이 누군데 책임 돌리나”… “안철수, 국민 여론에 환상 갖고 있다”

총선을 일주일 남긴 상황에서도 야권연대를 둘러싼 공방이 오가고 있다. 각 야당이 선거 이후를 의식한 듯 야권연대 무산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는 모양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자신이 야권연대를 거부했다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발언에 대해 “면피용으로 하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김종인 대표는 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야권연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지난 3월 2일 갑작스레 야권통합을 제안했고 이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거부하면서 두 당의 야권연대는 어긋나기 시작했다. 김 대표가 안 대표를 고립시키고 국민의당의 내분을 만들기 위해 야권통합 카드를 던졌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김종인 대표는 야권연대가 깨진 데 김 대표의 책임도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야권연대는) 내가 안철수 대표를 몰아치기 위해 한 이야기가 아니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안철수 대표는 2014년 당 밖에 있다가 갑자기 통합해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들었고 그랬다 또 당을 나갔다”며 “안 대표가 무슨 생각인지를 보면, 2011년~2012년에 50% 가까이 되던 지지율을 보며 국민 여론에 대한 환상을 끊임없이 계속 갖고 있는 분”이라고 답했다.

김 대표는 “통합할 때는 들어가면 당연히 대통령 후보가 될 것이라 기대했다가 그것이 무산되니 나간 거 아니냐”며 “당을 나간 이유가 문재인 대표가 있는 한 당에 못 있겠다는 것이었는데 내가 대표를 맡으면서 문 대표가 물러났고 당이 안정을 추구할 수 있는 상황이 됐기에 안 대표에게 통합을 제의한 것이다. 안철수 대표 말대로 공작적으로 국민의당을 흔들기 위해 통합을 제안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안철수 대표는 앞서 4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당대당 연대는 김종인 대표가 먼저 거부했다”며 “(더민주는) 처음부터 저희 당을 정치공작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것들이 실패하다 보니 이제는 패배의 책임을 돌리려 공작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야권연대 무산의 책임을 김 대표에게 돌린 것이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혹시 선거가 잘못되면 야당이 분열해서 졌다는 책임을 지게 될까 면피용으로 말하는 거지 실제와는 다르다. 당을 깨고 나간 사람이기에 당대당 통합을 안 하려는 것”이라며 “통합하자고 제의했는데 일언지하에 거절한 사람이 안철수 대표인데 어디다 책임을 딴 데로 돌리려 하나”라고 반박했다.

김 대표는 또한 “2011년 안 대표를 누차 만나봤다. 이 사람이 정치적 경험이 너무 없어서 엉뚱한 생각을 하면 곤란할 것 같아서 ‘정치하고 싶으면 국회라도 가라’라고 했더니 나보고 하는 이야기가 ‘국회의원이 아무것도 하는 게 없는데 왜 날보고 하라’는 식으로 답변했다”며 “그 이후 이 사람하고 다시는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생각해 전혀 만나지 않다가 2014년 하도 보자고해서, 만났는데도 변화가 보이지 않더라”라고 전했다.

김 대표는 “그 사람(안철수 대표)이 탈당하기 1주일 전에 또 만나서 어떻게 해야 되겠냐고 하기에 ‘일단 정당에 있으면서 당신이 앞장서서 혼란상황을 해결하고 선거를 기다렸다가 그 이후 대선후보를 위한 경쟁에 나서라’고 했다. 근데 일주일 지나서 도저히 그 당에 있을 수 없다, 문재인 대표가 안 물러나니 나가겠다고 나가버렸다”며 “그런 사람을 데리고 통합이라는 것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를 생각하면서도 한 번 노력해보자 해서 통합을 제의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총선의 목표로 다시 한 번 ‘107석’을 제시하고, 107석 이상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물러날 의사를 밝혔다. 김 대표는 “야당이 분열 상태이기에 의석이 늘어나리라 생각지 않는다. 현재 의석인 107석 정도면 성과를 봤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호남에서 확보해준 의석도 불확실한 의석으로 변했기에 내가 비대위 맡을 때 의석이던 107석이면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지 비례대표를 그만두기 싫어서 일부러 목표 의석을 낮게 잡은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선거끝나고 토사구팽 당하지 않겠나’라는 질문에 “그런 이야기 수차례 듣지만 비대위 체제라는 게 당에 정상적인 지도부가 구성될 때까지 존재할 수밖에 없다. 당 지도부가 만들어지면 홀연히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인 대표 방송기자클럽 토론회 말말말

- 다른 당과 달리 더민주만 단독 선대위원장 체제다. 원톱 체제를 고수한 이유는

“혼자 하고 싶어서 원톱 체제 하는 건 아니다. 중진급 의원들이 다 자기 선거를 위해 뛰고 있다. 나도 혼자 떠들고 다니려니까 목(소리)도 날아가고 해서 여러 사람이 해줬으면 한다. 근데 사람을 찾기도 어렵더라”

- 2012년 대선에서 호남은 문재인 후보에게 85%의 표를 몰아줬다. 4년 만에 왜 호남 민심이 돌아섰다고 보나

“광주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볼 것 같으면 광주를 소외시켰다는 거다. 노무현 정부가 김대중 정부의 업적을 훼손했다는 것을 비롯해 심리적 갈등이 있는데, 이걸 치유하지 못했다. 지역에서 김대중 대통령 이후에 사람이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한 실망감도 있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작용했다. 광주경제가 심각해서 실업이 늘어나고 삼성 백색가전이 해외로 이전한다는데 당은 이런 부분에 대해 한 번도 생각을 안 하고. 아무리 지원해줘봐야 해준 게 뭐냐는 심정으로, 안철수 대표를 지지하는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이런 유권자들 심리를 이해하고 파악해서 득표를 할지 고심하고 있다.”

- 박근혜 대통령, 새누리당과 갈라서게 된 계기는

“2012년 대선 때 한 번쯤은 제대로 된 대통령 모셔서 우리나라 경제질서를 확립하지 않으면 나라가 어려울 수밖에 없겠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대통령에 대한 기준을 설정했는데, 첫째는 대통령이 될 사람은 탐욕이 없어야 되고 둘째로 주변이 너무나 복잡해서 문제가 야기되지 않아야 한다. 셋째로 대통령 될 사람은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로워야한다. 이 세 가지 원칙 가지고 박근혜 후보가 가장 적합한 분이라 봤다. 지금와서 보면 첫 번째 두 번째는 어느 정도 기대했던 대로였지만 세 번째는 아니었다. 박근혜 대령 당선 이후에 경제민주화 실천과정이 거의 행방불명됐고 국민들에게 너무 기대를 드렸던 것에 대해 사과도 하고 새누리당과 결별했다.”

- 더민주에 가기로 결심한 계기는

“야당이 분열된 상황이 지속돼 야당이 소멸해 버리면 우리나라의 미래가 암담할 수밖에 없다. 국민이 선택을 할려고 해도 선택할 수 있는 정당이 없으면 일본하고 똑같아지지 않겠나. 우리나라가 세계에 자랑하는 게 짧은 기간에 경제성장을 이루고 이를 바탕으로 정치민주화를 이뤘다는 것인데 이것이 점점 시들어져가는 모습이 보인다. 1963년 조부가 내 나이. 77세에 야당을 만든다고 해서 조부께 물어봤다. ‘뭐 때매 야당을 하십니까’ 하니 ‘변변한 야당이라도 만들어둬야지 나라가 발전하지 않겠나’라고 하셨다. 저도 같은 심정으로, 수권야당 만들어 국민이 변화를 원할 적에 바꿀 수 있는 대안을 만들어야 하지 않나. 일본 자민당이 60년 집권하면서 일본경제를 저 꼴 만드니 유권자들이 화가 나서 민주당에 정권 맡겼는데, 이 당이 아무런 준비를 못하고 결국 문제해결을 못하니 다시 자민당으로 돌아갔고 아베가 집권하지 않았나.”

- 더민주가 불평등을 해소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열린우리당 집권시절에 소득분배가 더 악화되지 않았나. 왜 집권했을 때는 불평등 해소 못했나

“1997년 IMF 사태를 만나고 그 다음 김대중 정권이 들어섰다. 그 때 경제구조를 바꿀 수 있는 호기가 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김대중 정권 역시 관료경제에 의존해서 IMF 사태를 극복하다보니 결국 재벌의 힘을 막강하게 키워준 정부가 돼버렸다. 이후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걸 보면서 ‘이런 분 대통령이 되면 큰 변화 초래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그분도 대통령이 되자마자 몇 달도 안 돼서 완전히 신자유주의경제로 갔다. ‘권력이 시장으로 넘어갔다’며, 그렇기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그런 사고를 가지고 경제를 운영하다보니 양극화가 점점 벌어졌다. 이후에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서 그분이 또 해결할 것처럼 이야기했지만 방치했고 지금까지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 김 대표가 말하는 경제민주화는 대기업 규제인가

경제민주화하면 금방 갖다 붙이는 것이 재벌개혁이다. 근데 경제민주화는 룰이다. 재벌들도 룰을 지키라고 하는 것이지 재벌을 규제하려고 하는 게 아니다.“

- 차기대선주자로 합당한 인물이 없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나

“여론조사 상에 나타난 후보들이 여럿 있다. 하지만 여론조사상의 후보가 반드시 실질적 대권후보가 되리라는 보장은 업다. 대통령될 만한 사람이 누구일지 골똘하게 생각해보고 찾아도 봤는데 아직까지 뚜렷한 사람을 발견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