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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의 안철수 바람 불까? 엇갈리는 전망

제 2의 안철수 바람 불까? 엇갈리는 전망

[이슈 분석] 4월 재보선의 결과는 민주당 심판, 문제는 야권단일화?

안철수가 돌아왔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60.5%의 높은 득표율로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에게 압승을 거뒀다. 이로써 안철수 발(發) 정치개혁과 정치권 개편에 시동이 걸렸다. 한편 부산 영도 재선거에서는 새누리당 김무성 후보가 민주통합당 김비오 후보를, 충남 부여·청양에선 새누리당 이완구 후보가 민주통합당 황인석 후보를 큰 표차로 눌렀다.

 
안철수 발(發) 정치개혁 시작!
 
대선을 전후로 ‘안철수 바람’을 일으켰던 안철수가 돌아왔다. 이것이 ‘제2의 안철수 바람’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야권은 물론 새누리당과 청와대도 정계개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언론도 안철수의 귀환으로 정치계의 개편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에 주목했다. 
 
안철수 발 정치개혁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집단은 민주통합당이다. 서울신문은 “민주당은 안 의원의 입당론 등 관계설정을 두고 계파 간 대립”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역시  “민주당은 5·4 전당대회를 치르자마자 제2의 안철수 바람”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은 민주통합당과 안철수와의 관계 설정을 기준으로 두 가지 가능성에 대해 검토했다. 하나는 민주통합당에 맞서는 신당을 창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민주당 입당 후 개혁이다. 한국일보는 “향후 정치 상황을 봐가며 신당 창당, 민주당 입당 후 개혁, 무소속 유지 등의 다양한 진로를 놓고 저울질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원내 우호세력을 결집하면서 몸집을 키운 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신당 창당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며 민주당 내의 계파 간 갈등이 심각한 상황에서 “안 의원이 신당 창당을 추진할 경우에는 민주당 일부 의원들의 탈당 러시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일보 4면
 
 
조선일보는 6면 기사 <민주·안철수 10월 재보선서 野 주도권 1차 대결>에서 안철수가 당분간 민주통합당과 거리를 두며 ‘연대’를 모색하거나 민주통합당과 등을 지고 독자세력화를 할 두 가지 가능성에 대해 분석했다. 특히 안철수가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을 집중공략하며 독자세력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역시 민주당과 연대하거나 신당을 창당할 두 가지 경우의 수에 대해 분석했다. 
 
안철수, 신당 창당 하나…
 
안철수의 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 가장 상세히 분석한 언론은 한겨레였다. 한겨레는 1면 기사에서 “10월 재보선이 신당 창당 등 안철수 독자세력화의 1차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민주당의 혁신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입당은 어렵다”며 “결국 신당 창당을 모색하지 않겠느냐는 전망과 함께 10월 재보선이 세력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3면 기사 <강력한 경쟁자 등장에 속내 복잡>에서 “호남신당 쏠릴땐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는 민주통합당의 우려를 전했다. 10월 재보선을 분수령으로 호남을 집중공략하는 안철수 신당이 등장할 경우 파괴력이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신문 역시 10월 재보선에 주목했다. 현재 선거법 위반으로 1·2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받은 여당 의원만 10명이다. 서울신문은 “10월 재보선 결과에 따라 새누리당 과반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안철수 신당이 큰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한겨레 1면
 
 
안철수 바람은 찻잔 속의 태풍? 제2의 문국현 될 수도…
 
하지만 안철수의 귀환이 태풍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찻잔 속에 머무르게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한겨레는 “정치진로와 새 정치의 구체성을 보여주지 못해 민주당에 편입되거나 결국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며 “제2의 문국현”이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6면기사 <안철수 장내 비판자서 장외로 반정치만으로는 한계 올수도>에서 안철수가 일단 제도권 정치에 입성한 이상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조선일보는 정치평론가 김형준의 말을 빌려 “안 당선인이 막상 현실 정치를 하게 되면 기존 정치의 패턴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경우 말을 바꾸게 되는 상황이 온다”며  “반정치만으로는 해결될 수 않는 상황이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민주통합당 의원의 말을 빌려 “반정치만으로는 무엇도 고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6면
 
한국일보 역시 4면기사 <야권 정계개편 핵 여의도 입성…새 정치 다시 시험대에>에서 안철수가 이제 본격적인 검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는 “안철수 바람에 대한 기대가 아직 유효”하다면서도 안철수가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은 정치개혁 방안을 구체적으로 보여줘야”하고, “정치경험이 일천하다는 정치권의 우려도 불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검증의 칼날 때문에 안철수가 당분간 숨 고르기를 하며 지지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안철수는 싱크탱크를 설립, 새 정치를 연구하는 여야 의원 모임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민일보는 안철수가 “앞으로 의정활동에서도 대권 주자급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면 국회의원 300분의 1로 전락할 수 있다”며 따라서 “ 금방 큰 정치에 나서기 보다는 지역구 의원으로서 연착륙을 목표로 한 탐색전 위주의 정치활동을 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고 전했다. 
 
안철수 당선은 민주당 심판?
 
언론은 안철수 발 정치개혁에 이어 민주통합당의 참패에 주목했다. 또한 안철수의 당선을 비롯한 4월 재보선이 민주통합당에 대한 심판이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민주통합당은 제1야당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4월 재보궐 선거에서 단 한 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했다. 국회의원 선거는 물론 기초의원 재보궐에서도 참패했다. 심지어 접전을 벌인 곳도 없었다. 나름 주력했던 가평군수 재보선에서도 4위에 그쳤다. 
 
한국일보는 1면 기사 제목을 <안철수 당선…민주당 참패>로 뽑았고, 5면 기사 제목은 <민주 “이 정도일 줄은…” 당선은 물론 접전도 없어 제1야당 무색>으로 뽑았다. 4월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의 참패를 강조한 것이다. 한겨레는 3면 기사 제목을 <민주당 ‘당선자 0’ 참혹…“민심의 최후통첩 받아들인다”>라고 뽑았고, 민주당이 “지난해 총선·대선 패배 이후 뼈를 깍는 혁신을 국민에게 보여주지 못한 실망감” 때문에 패배했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1면
 
 
세계일보는 2면 기사에서 재보궐 선거를 함께 시청하는 박수치는 새누리당 인사들의 사진과 텅 비어 민주당 당 대표실의 사진을 같이 배치했다. 그리고 바로 밑에 <후보 낸 6곳 모두 참패…민주당 멘붕>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이번 선거에서 오히려 여당인 새누리당이 선전하고 야당인 민주당이 참패했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서울신문도 3면 기사 제목을 <침울한 野 …전체 12개 선거구에서 당선 0명 만족한 輿…노원병 뺀 지역에서 압도적 승리>로 뽑았다.
 
경향신문은 “야당 심판 아니냐”는 여당의 목소리를 전하며 민주통합당에 대한 심판을 강조했다. 4면 기사 <'박근혜 정부' 평가 유예 민주당엔 '최후통첩' 새누리는 '안도'>에서 박수치는 새누리당 인사들과 텅 빈 민주당 당사 사진을 같이 실었다. 그리고 아래엔 <민주당 “차가운 민심 확인” 당선 0 참혹한 결과에 침통>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배치했다. 민심이 재보궐 선거를 통해 야권의 맏형인 민주당에 강한 경고음을 보냈다는 것이다.
 
   
경향 4면
 
 
동아일보는 안철수 바람과 민주당의 무능함을 비교했다. 동아일보는 안철수가 10월 재보선을 계기로 신당을 창당할 수도 있다는 내용의 2면 기사 <안철수 여의도 안착…“신당 밑그림은 언제” 야권 촉각> 바로 아래에 <전패 민주당, 집안싸움만 시끌>라는 제목의 기사를 배치했다. 민주당이 어차피 진다는 인식 때문에 개표방송 시청도 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민주통합당을 가장 신랄하게 비판한 언론은 중앙일보였다. 중앙일보는 6면 기사 <거대 야당의 초라한 현실…투표날 브리핑룸 껐다>에서 불이 꺼진 민주통합당 중앙당사 브리핑룸 사진을 크게 실었다. 또한 민주통합당의 당 규모, 국가보조금 현황에 대해 이야기하며 민주당이 최근 5년 간 대통령, 국회의원,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줄곧 패배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제1야당으로서 무능하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이어 계파가 다르면 밥도 안 먹을 정도로 심각한 계파정치, 자생력 부족으로 인한 후보 꿔오기를 민주당의 문제점으로 지목했다.
 
   
중앙일보 6면
 

중앙일보는 나아가 민주당의 야권 단일화가 민주당 참패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중앙일보는 민주당이 “먼저 자기개혁과 혁신을 하지 않고 2002년 후보단일화라는 달콤한 기억에 사로잡혀 있다”며 “그러다보니 정당이 후보를 안내거나 못내는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2010년 지방선거 이후 번번히 단일화 정치는 실패로 끝났다. 이렇게 연전연패를 거듭하면서도 민주당은 후보단일화 프레임을 포기하지 않고 이어오다 이날 12전 전패란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민주당 민심을 얻기 위해 스스로 개혁하고 쇄신하는 노력보다 정치 공학적 단일화 연대에만 몰두했기 때문에 참패했다는 분석이다. 그리고 민주당보다 더 강한 후보인 안철수가 등장하자 ‘정치공학적 단일화 논리’에 따라 후보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중앙일보는 4월 재보선 선거가 ‘야권이 민주당 없이 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였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