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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 /단상

6.2 지방선거에 대한 소견 ② : 지방선거 이후

6.2 지방선거에 대한 소견 ② : 지방선거 이후

1. 차기 대선 주자는 누구?

지금 시점으로 차기 대선 주자를 예측한다는 것은 사실 말도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두 가지 정도는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대선 주자가 되는 유형은 크게 1) 예전부터 ‘대통령 감’이라고 여겨지며, 계속 준비해 왔던 인물 혹은 2) 여러 가지 이유로 근래에 ‘몸값’이 올라간 인물 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이승만, 김영삼, 김대중 등이 첫 번째에, 노무현이 전형적으로 두 번째에 해당하는 대통령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로 두 가지 유형의 정치인들이 어떤 변화를 겪게 될지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대통령 준비를 오랫동안 해오며 견고한 지지층을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이 박근혜 입니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60석이 친박계 의원고 또 친박연대, 친박무소속연대, 미래희망연대 등의 다양한 이름의 그네빠들이 즐비할 정도로 늘 대선 후보로 손꼽힙니다. 박근혜는 이번 선거를 계기로 거의 ‘독보적인’ 다음 대선 한나라당 후보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명박이 밀어주었던(?) 정몽준이 사실상 침몰했고, 오세훈, 김문수는 시. 도지사직을 중간에 관두고 대선에 출마하는 데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조순 전 서울시장처럼 중간에 관둔 사례도 있지만, 결국 조순은 욕만 바가지로 얻어먹고 이회창이랑 연합해서 한나라당을 만드는 짓을 저질렀을 뿐이죠.

게다가 박근혜가 ‘몸값’을 더욱 더 높일 기회가 아직 두 번 더 남아있습니다. 바로 불거져 나오고 있는 ‘한나라당 쇄신론’입니다. 친박 계열은 국정 쇄신을 건의했고 이어서 한나라당 초선 의원들이 국정 개혁을 강하게 요구하는 가운데 친이 계열과 청와대에서 초선 의원들 상대로 반격을 개시하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친박 계열은 민본21로 대표되는 한나라당 소장파와 손잡을 기회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아마 이 싸움의 끝은 7.28 재보선 때 은평 을에 출마하는 친이 계열의 돌아온 다크호스 이재오와 친박계의 정인봉 전 의원이 공천과정에서건 실제 선거에서든 한 판 붙게 될 겁니다. 이 싸움에서 최종 승리한다면 박근혜는 이제 당내에서 완전히 실세로 자리매김할 겁니다. 두 번째는 세종시 문제입니다. 대통령은 ‘국회에서 처리하라’고 했습니다. 국회에서 처리한다면, 한나라당은 그동안 늘 ‘원칙 고수’를 주장한 친박 계의 도움이 없다면 안을 통과시킬 수 없습니다. 민주당도 한나라당을 설득할 수 있을 린 없고, 아마 친박 계를 끌어들여야 반대할 수 있겠죠. 박근혜의 몸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갑니다. (제가 친이계 수장이라면, 친이 의원들한테 수정안 반대표 던지라고 할 겁니다^^)

지방선거 전후로 몸값이 가장 올라간 인물은 유시민입니다. 여기에는 역설이 있습니다. 유시민은 ‘지방선거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다음 대선 주자로 나설 수 있습니다. 안희정, 김두관, 이광재 등 친노 인사들은 노무현 정서과 야당지지 정서를 타고 오를 만한 인물들이지만 이번에 떡 하니 도지사가 되어버려서(?) 다음 대선에는 출마할 수 없습니다. 다만 민주당 내 친노 인사 중에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한명숙, 그리고 만일 도지사 직무정지가 확정될 경우 이광재가 민주당 내에서 친노를 대변하는 인물로 떠오를 만하지만, 이들은 일단 민주당 후보로 다음 대선에 도전해야 하기 때문에 민주당 내 노무현 비토 세력과의 경쟁을 이겨내야 합니다. 국민참여당 후보로 나와서 민주당 대표와 1대 1로 맞짱 뜨는 유시민이 훨씬 더 여유 있고 승산 있어 보입니다. 유시민이 민주당 내에서 김진표와 경쟁했다면 경기도지사 후보로나 나올 수 있었겠습니까? 유시민은 민주당 내에서 비토 세력이 가장 많은 인물입니다. 그래서 그는 ‘국민참여당’이라는 친노 정당을 따로 만들어서 승부수를 던진 겁니다. 그리고 더욱이, 친노 세력을 대표하는 한명숙과 단일화를 해야 하는 서울시장 출마라는 바보 짓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매우 영리하게 ‘도박’한 겁니다. 개혁국민정당 만들어서 민주당과 단일화 해서 보궐선거에서 당선 되고 개혁국민정당 깨버린 2002년 유시민의 행보가 이번에도 반복될 겁니다.

민주당 쪽에서는 주류-비주류-(친노)에서 한 명씩 나와 경선하고 그 사람이 유시민하고 단일화 하는 방식으로 후보를 정할 겁니다. 여기는 아직 예측할 수가 없네요. 워낙 ‘막’ 나오시는지라. 민주당 주류에는 손학규, 김근태, 비주류에서는 정동영, 천정배, 친노 진영에선 한명숙이 현재까지는 가장 유력합니다만 제 생각에 이 중에 나와서 대통령 될 만한 인물은 정말 하나도 없습니다.

결론 : 현재까지의 상황으로 보면 2012년 대선은 박근혜 vs 유시민

2. 진보대연합, 아니 반냉전수구대연합

이번에는 후보 단일화로 승리를 거둔 지역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렇기에 아마 선거 후에 열리는 야권의 각 당 전당대회 이후로 선거 연합을 넘어선 정책 연합, 더 나아가 합당을 논하는 논의들이 활발해질 것입니다. 주류 정세균 체제가 자아도취하고 있는 마당에 비주류 정동영, 천정배 등이 민주당도 정신 차려야 한다며 쇄신과 개혁을 주장하고 나설 겁니다. 그리고 그 쇄신과 개혁의 대표 모토가 바로 ‘민주당 이뻐서 뽑아준 거 아니다. 정신 차려라.’일 겁니다. 이 가운데 친노 세력 끌어모으기를 위한 국민참여당과의 연대, 선거 때 톡톡히 효과를 본 민주노동당과의 연대 여부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될 겁니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강기갑 체제에서 이정희 체제로 바뀔 전망인데, 이정희가 이 진보대연합을 가장 강력하게 주창하고 있는 인물입니다. 진보신당과의 합당 문제가 전당대회 핵심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죠. 국민 참여당의 경우 아까도 말했듯이 대선이나 총선 전까지 민주당은 싫고 민노당도 꺼림찍한 야권 성향 유권자의 대변 정당이 되려고 노력할 것이고 대선 때 ‘진보대연합’이라는 도박을 걸 것으로 보입니다. 진보신당은 노회찬과 심상정으로 대표되는 두 세력 간의 갈등이 이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전 이 진보대연합 논의가 ‘흐지부지’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각 정당에서 말만 떠들고 ‘상대방이 원한다면 언제든지’라고 이빨만 까다가 각자 노선 추구하는 방향으로 갈 겁니다. 한국 정당들은 ‘내부의 본질적인 엄청난 갈등’으로 - 분당이나 탈당할 수밖에 없을 정도의 엄청난- 갈라지거나 선거를 위해 이합 집산하는 경우가 아니면 결단코 연합하지 않습니다. 일단 가장 덩치가 큰 민주당은 절대로 연합할 의사가 조금도 없습니다. 호남에서 안 뽑아줘도 이제 걱정 없습니다. 미우나 고우나 대안은 민주당뿐이라는 교훈을 사람들이 깨우쳤고 덩치 작은 야당들 등쳐서 대충 몇 자리 주면서 거대 야당으로 남으면 된다는 교훈도 스스로 깨우쳤습니다. 민주당은 집권해서 개혁할 의지가 조금도 없는 현실안주 집단일 뿐입니다. 민주당 세력이 개박살 나서 해체되지 않는 한 진보대연합은 아무 현실성 없는 헛소리입니다. 차라리 이명박이 귀가 열려서 스스로 하야하는 게 빠르겠습니다.

게다가 이 진보대연합은 사실 반냉전수구대연합, 반mb연합, 반한나라당 연합입니다. 좌파 입장에서는 거의 최악의 상황입니다. 뭐가 진보의 승리라고 떠들어대는지 모르겠어요. 노무현이 화려하게 부활해서 이제 그 후계자들이 이명박의 대안으로 떠올랐구요, 아무것도 없는 텅 빈 민주화 세력이 반민주화 세력에 맞설 대안으로 다시 등장했습니다. 노무현이 싫어서 이명박을 찍던 그 날, 저는 이것이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노무현이 부엉 바위에서 뛰어내림으로 인해 이제 기회는 사라졌습니다. 실패한 자유주의 정권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제 이 고리를 끊을 타이밍을 찾지 못한다면 자유주의 정권 -> 실패 -> 무능한 진보보다 보수가 낫다 -> 수구세력 재집권 -> 대놓고 신자유주의 드립. -> 온건한 자유주의 정권 선택! 이 악순환이 계속 될 겁니다.

결론 : 2012년에 유시민이 대통령이 되고 이놈한테 질려서 2017년에 박근혜 집권. 이 시기에 유시민이 자살 못하게 눈에 불을 켜고 감시해야 함. 2012년에 박근혜가 집권? 2017년에 유시민이 다시 돌아올 거고 악순환 끊으려면 2022년이 되야 함. 결론적으로 박근혜의 집권은 어떻게든 틀어막자. 이렇게 비판적 지지론 정당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