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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이집트 여행기 ④ 알렉산드리아도서관과 이집트 3무(無) 8월 3일 알렉산드리아에서의 아침은 전날보다 상쾌했다. 카이로에서 강제 기상을 하게 만든 자동차 경적소리는 확실히 줄었고, 눈 앞을 가리던 시큼한 매연은 지중해의 바닷바람이 걷어내 주었다. 아침 7시에 아직 덜 깬 상태로 호텔 6층으로 조식을 먹으러 갔다. 부킹닷컴 같은 사이트를 보면 호텔 조식을 되게 중요하게 평가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나에게 조식은 숙소 평가에서 가장 중요하지 않은 기준 중의 하나다. 조식이란 그저 여행을 나서는 데 필요한 연료이고, 조식 식당은 그저 주유소일 뿐. 그렇게 주유를 하러 식당에 올라와서 다시 한번 느꼈다. 이 호텔은 진짜 뷰가 개간지다. 지중해를 마주한 채 몸에 연료를 주유하고 있자면 부자가 된 기분이다. 든든하게 연료를 채운 뒤 길을 나섰다. 알렉산드리아에 와서 꼭 가.. 더보기
2023 이집트 여행기 ➂ 카이로를 떠나 ‘지중해의 진주’ 알렉산드리아로 8월 2일, 이집트 여행 두 번째 날의 아침이 밝았다. 카이로에선 기상 알람이 따로 필요 없다. 귀를 울리는 자동차 경적 소리에 자동으로 눈이 떠지기 때문이다. 카이로는 내가 다녀본 어떤 곳보다도 최악의 교통난을 자랑한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말은 카이로에서 통하지 않는다. ‘자동차가 먼저다’ 이 동네는 애초에 신호등과 횡단보도라는 게 없다고 봐야한다. 죽고 싶지 않다면 무단횡단을 잘해야 하고, 살인자가 되고 싶지 않다면 급정거를 잘해야 한다. 운전면허 딸 때 대체 무슨 교육을 받는 것인지 궁금할 정도로 사람이 도로를 건너가려고 해도 차들은 전혀 배려하지 않는다. 눈치 보며 멈칫거리면 그걸 기가 막히게 알고 차들이 쌩쌩 지나가 버린다. 눈치 보지 말고 당당하게 무단횡단 하라! 살인을 저지르고 싶지 않은.. 더보기
2023 이집트 여행기 ② 5년 만의 카이로 박물관과 코샤리كشرى 8월 1일 여행 첫째 날의 주된 일정은 카이로 박물관이었다. 매연과 삐끼, 자동차 경적소리로 가득 찬 카이로에 굳이 한 번 더 온 이유를 찾자면 바로 이 박물관 때문이다. 카이로의 이집트 박물관은 전 세계에서 이집트 관련 유물이 가장 많은 곳 중 하나다. 이집트에 이집트 유물이 많은 건 당연한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으나 영국, 프랑스 등의 약탈 실력을 고려하면 당연한 건 아니다. (실제 대표적인 이집트 유물인 로제타석은 영국에, 덴데라 천궁도는 프랑스에 있다.) 카이로 이집트 박물관은 이제 곧 역사 속으로 사라질 예정이다. 현재 이집트가 기자에 ‘이집트 대박물관’을 건립 중인데 카이로 박물관 유물을 여기다 이전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대박물관은 2021년 완공 예정이었으나 아직 못 지었다고 한다. 만약..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