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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인문, 사회과학

남자는 울면 안 돼? 남성을 억압하는 강요된 남성다움 남자는 울면 안 돼? 남성을 억압하는 강요된 남성다움[서평] 맨박스 / 토니 포터 지음 / 김영진 옮김 / 한빛비즈 펴냄 “코르셋을 벗자” 인터넷 커뮤니티 ‘메갈리아’ 유저 등이 사용하며 유행한 말이다. 코르셋은 체형을 보정하거나 교정하기 위해 사용되는 속옷을 뜻하지만, ‘코르셋을 벗자’는 말에는 여성에 대한 사회적 시선과 억압에서 벗어나자는 의미가 더해진다. 여성에게 ‘여성은 이래야 한다’는 ‘코르셋’의 억압이 있다면 남성에게는 ‘맨박스’(MAN BOX)가 있다. 신간 ‘맨박스’에는 남성들이 맨박스에서 벗어나야 인류가 행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저자인 미국의 사회운동가 토니 포터는 이 책의 단초가 된 TED 강연을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남자다움을 의심하라고 말한다. 토니 포터의 동.. 더보기
박정희가 명문고를 강남으로 내려보낸 진짜 이유 박정희가 명문고를 강남으로 내려보낸 진짜 이유 [서평] ‘강남의 탄생’, 강남을 만든 네 가지 굴곡… 학생들이 두려웠던 군사정권, 투기적 욕망과 화학 반응 대한민국에서 강남은 욕망의 이름이다.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해 특권을 형성한다는 이유로 강남 밖의 사람들은 강남을 미워한다. 하지만 그들은 동시에 강남에 속하고 싶어 한다. 강남은 부정하면서도 선망하는 욕망의 이중성을 갖고 있다. 도 시연구자 한종수, 계용준, 강희용의 신간 은 강남이 대한민국 사람들의 욕망으로 자리 잡게 된 과정을 추적한다. 지금 우리가 ‘강남’이라 부르는 지역은 1963년 이전까지 소달구지가 지나다니는 논밭이었다. 그런 강남에 대단지 아파트, 대법원과 경찰청 등 정부기관, 대형교회가 들어섰고 ‘8학군’이 형성됐다. 강남 개발사에는 현.. 더보기
헬조선의 시간강사가 말하는 각자도생의 청춘 헬조선의 시간강사가 말하는 각자도생의 청춘[서평]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 309동1201호 지음 / 은행나무 펴냄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 올라와 많은 인기를 끌었던 연재 글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지방시)를 읽는 내내 알고 지내던 조교 형 A를 떠올렸다. 공부가 좋아 대학원에 갔다는 A는 학부생들에게 아주 간단한 부탁을 할 때도 미안한 표정으로 어쩔 줄 몰라 하던 착한 심성을 지닌 형이었다. 그런 A가 어느 날 갑자기 학교에서 사라졌다.시간이 조금 지나서야 A가 조교 일을 그만둔 이유를 알게 됐다. A는 조교 일을 버티지 못했다고 했다. 말이 조교였지 그냥 교수 시다바리였기 때문이다. 지방시에도 ‘잡일 도와주는 아이’라는 비슷한 표현이 등장한다.보고 싶은 DVD를 구해오라는 등 교수의 .. 더보기
일본 안보법안, 아베 뒤의 ‘미국’을 보라 일본 안보법안, 아베 뒤의 ‘미국’을 보라 [서평] 일본 재무장의 새로운 단계 / 임필수 지음 / 사회운동 펴냄지난 9월 19일 일본이 패전국이 된 지 70년 만에 전쟁할 수 있는 나라가 됐다.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자민-공명 연립정당이 안보관련법안을 참의원 회의에서 통과시킨 것이다. 안보법안의 핵심은 평화헌법이 금지한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안보법안의 통과로 일본은 미국 등 밀접한 관계에 있는 국가가 공격당할 경우 대신 반격을 할 수 있게 됐고, ‘일본의 평화와 안전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사태’가 발생하면 전 세계 어느 곳에나 다른 나라 군대에 대한 후방 지원을 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안보법안 통과를 ‘전쟁 포기, 교전권 불인정, 군대 보유 금지’를 규정한 평화헌법 9조.. 더보기
청년들과 전쟁하는 미국, 대한민국은? 청년들과 전쟁하는 미국, 대한민국은? [서평] 일회용 청년 / 헨리 지루 지음 / 심성보·윤석규 옮김 / 킹콩북 펴냄 삼포세대, 오포세대에 이어 칠포세대까지. 연애, 결혼, 출산은 물론 인간관계와 집, 나아가 꿈과 희망까지 포기한 세대. 대한민국 청년세대를 대표하는 호칭은 ‘포기’다. 최근 조선일보는 청년세대를 ‘달관세대’라 명명했지만, 사실 달관은 ‘포기’의 다른 표현에 불과하다. 왜 청년들은 꿈과 희망까지 내버렸을까. 누가 청년들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미국의 교육학자 헨리 지루의 은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쓰레기가 돼버린 미국 청년들의 실상을 탐구한다. 한 사회가 제대로 운영되려면 재생산이 필요하고, 이 재생산을 담당하는 것이 청년들이다. 그러나 헨리 지루에 따르면 미국은 청년들에게.. 더보기
탐욕에 가로막힌 4대강, 민주주의가 살릴 수 있다 탐욕에 가로막힌 4대강, 민주주의가 살릴 수 있다[서평] 4대강 사업과 토건 마피아 / 이원영, 박창근 저 / 철수와영희 펴냄 요즘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사자방’이란 줄임말이 유행어다. 야당이 4대강, 자원외교, 방위산업 비리에 대한 국정조사를 주장하면서 등장한 말이다. 고구마줄기처럼 나오는 사자방 비리의혹에 사회적 비난도 높아지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나라경제가 어려운데 정쟁으로 삼아 안타깝다”며 “너무 신경 쓰지 마라, 문제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과연 이 전 대통령 말대로 사자방 바리는 야당이 제기한 정쟁일 뿐이며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사안일까? 최근 출간된 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하나의 대답이다. 4대강 사업과 토건 마피아저자박창근, 이원영 지음출판사철수와영희 | 2014.. 더보기
7개의 삼성 사용설명서, 결국 답은 ‘정치’에 있다 대한민국 1등 기업 삼성. 삼성을 대하는 한국인들의 태도는 양가적이다. 어떤 이들은 삼성을 일류기업이라 칭송하면서 삼성을 욕망한다. “삼성이 망하면 한국도 망한다”며, 이건희 회장의 리더십을 탐구한다. 또 다른 이들에게 삼성은 노조 탄압과 국내 고객 ‘호갱’ 만들기로 대표되는 나쁜 기업이다. 7인의 경제학자들이 쓰는 본격 삼성 사용설명서 [한국의 경제학자들]은 삼성에 대한 칭송과 비난 속에서 잊혀진, 삼성에 관한 “조금 더 본질적이고 구조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삼성 문제에 오랫동안 천착해 온 미디어오늘 이정환 기자가 쓴 이 책은 본격 ‘삼성 사용설명서’다. 저자는 장하준, 김상조, 이병천, 김성구, 김상봉, 장하성, 김정호 등 경제학자 7인의 주장을 망라하며 이들 경제학자의 시선에서 삼성과 재벌을 바라.. 더보기
송파 ‘세 모녀’도 못 받을 기초생활수급 송파 ‘세 모녀’도 못 받을 기초생활수급 [서평]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 김윤영, 정환봉 / 북콤마 펴냄 공익근무요원으로 구청 주민생활지원과에 복무한 적이 있다. 주민생활지원과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신청한 사람들에 대한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부서이다. 공익들은 공무원들과 함께 기초생활수급을 신청한 사람들을 방문한다. 현장방문에서 만난 사람들은 늘 자신의 처지가 얼마나 불쌍한 지 하소연한다. 하지만 부양 가능한 가족이 있으면 수급대상이 될 수 없다. 가족으로부터 아무런 도움을 못 받는 처지라 설명해도 소용없다. 이럴 때마다 공무원들의 반응은 두 가지였다. “안타깝다, 미안하다” 아니면 “법이 그런데 왜 나한테 따지냐.” 는 올해 초 한국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송파 세 모녀 자살사건을 통해 기초생활수급제도의.. 더보기
“세월호는 천천히 침몰…기업 살인죄 기소해야” “세월호는 천천히 침몰…기업 살인죄 기소해야” [서평] '대형사고는 어떻게 반복되는가'(박상은 / 사회운동 펴냄)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세월호 참사가 어느새 5달이 지났다. 많은 이들이 “잊지 않겠다”고 외쳤지만 어느 새 세월호 참사는 잊히고 있다. 사건 초기부터 세월호 참사의 본질 대신 유병언과 구원파에 집중했던 언론은 이제와서는 특별법을 둘러싼 여야 공방과 단식투쟁에 대응하는 ‘폭식투쟁’, '대리기사 폭행사건' 등으로 호도하고 있다. 이 같은 참사가 왜 발생했고 왜 300명이 넘는 생떼 같은 목숨이 죽어가야 했는지는 어느 새 잊혀졌다. 세월호 국민대책회의에서 안전대안팀 활동가로 일하고 있는 박상은씨가 집필한 (15일 출간)에는 세월호 참사가 ‘정치적 쟁점’이 돼버린 현실 속에서 다시 세월호 참사의.. 더보기
뉴스 홍수시대, ‘사실’보다 ‘편향’이 더 가치 있다 뉴스 홍수시대, ‘사실’보다 ‘편향’이 더 가치 있다[서평] 뉴스의 시대 / 알랭 드 보통 / 문학동네 펴냄 바야흐로 ‘뉴스 전성시대’다. 사람들은 출퇴근길에서 뉴스를 보고, 회사나 학교에 가서도 모바일이나 PC로 뉴스를 본다. 사람들은 점심시간, 저녁시간에 삼삼오오 모여 뉴스 이야기를 한다. 신문이 없어지니 기자가 없어지니 공중파 뉴스를 아무도 안 본다느니 걱정하지만 그건 ‘언론의 위기’지 ‘뉴스의 위기’는 아니다. 뉴스로 인해 총리 후보자가 낙마하고 연예인이 활동을 접는다. 우리는 이처럼 수많은 뉴스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야기하지 않는 뉴스가 하나 있다. ‘뉴스 그 자체’다. 알랭 드 보통의 책 는 우리가 주목하지 않는 뉴스 그 자체에 대한 사용설명서다. 온갖 별나고 중요한 이야기들이 뉴스 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