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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인문, 사회과학

통제할 수 없는 핵의 위험, 탈핵은 미래다 통제할 수 없는 핵의 위험, 탈핵은 미래다 [서평] 10대와 통하는 탈핵 이야기 / 최열, 김익중 등 지음/ 철수와영희 펴냄핵 발전이 인류의 대안이던 시절이 있었다. 인류는 핵 발전이 자연을 오염시키지도 않고 깨끗한 데다 매우 효율적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3년 전 후쿠시마에서 벌어진 참사는 핵 발전에 대한 신화를 산산이 깨뜨렸다. 대지진 앞에 후쿠시마의 핵발전소들이 무너져 내렸고, ‘지진 강국’이라던 일본도 이 엄청난 참사 앞에서 속수무책이었다. 후쿠시마 사태가 깨뜨린 것은 인간이 핵을 통제할 수 있다는 오만함이다. 인류는 자신들을 위협한 무시무시한 핵무기와 자신들에게 효용을 주는 핵 발전을 철저히 구별 짓기 했다. 핵무기를 두 번이나 맞은 나라 일본이 핵 발전에 앞장설 수 있었던 이유다. 1960년대 .. 더보기
한반도 분단, 비극을 넘어 희극이 되다 한반도 분단, 비극을 넘어 희극이 되다 [서평] 잃어버린 보온병을 찾아서 / 노순택/ 오마이북 펴냄지금은 모두가 잊어버린 이름 ‘안상수’를 다시 호명하는 책이 있다. 사진작가 노순택은 에서 2010년 연평도 포격 당시 화제가 됐던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의 ‘보온병 발언’을 통해 분단의 비극이 희극이 되어버린 현실을 추적한다. 한반도 분단의 현실은 참혹한 비극이다. 한반도는 60여년 전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고, 그 이후 경계선을 두고 서로 총칼을 겨누고 있다. 각종 간첩침투사건과 국경선 근처에서 벌어진 교전 등을 통해 애꿎은 목숨들이 희생된다. 하지만 이러한 비극은 어떤 지점에서 희극으로 전환된다. 조선일보가 천안함 사건의 배후를 북으로 추정하며 ‘인간 어뢰’를 꺼내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천안함의 비.. 더보기
일베, 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내가 서평을 쓰는 이유는 나 자신이 의 탄생에 일조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는 필자와 출판사를 연결해주었다. 2013년 3월 말 박가분이 한창 재미삼아 혹은 관찰 삼아 일베를 ‘눈팅’하고 있을 때, 술자리에서 그를 만났다. 박가분은 일베에 관한 책을 써보고 싶다고 말했고, 나는 괜찮은 출판사를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나는 2010년부터 박가분과 알고 지냈다. 내가 보기에 박가분에겐 한 가지 탁월한 재능이 있다. 바로 술자리에서의 ‘개드립’을 자신만의 철학과 사상으로 풀어내는 데 능숙하다는 것이다. 그와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며칠이 지나면 그의 블로그에는 술자리에서 농담 삼아 주고받았던 개드립들이 하나의 완성된 글로 변모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는 그가 ‘술자리’에서 ‘개드립’처럼 일베 이야기를 .. 더보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정치와 비전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정치와 비전은? [서평] 정치와 비전 3/ 셸던 월린/ 후마니타스 펴냄 “정치가 실종됐다” 오늘날 한국에서 종종 들을 수 있는 말이다. 통상적으로 우리는, 합의와 협상 없이 독단적으로 중요한 정책이 결정되거나, ‘공적인’ 원칙이 아닌 이해관계와 같은 사적인 원칙에 의해 정치가 작동할 때, ‘정치가 실종됐다’고 말한다. 의 저자 셸던 월린의 문제의식도 이와 유사하다. 미국의 정치철학자 셸던 월린은 그의 저작 을 통해 ‘정치’와 ‘정치적인 것’이 무엇인지, 그 개념들이 처음 등장한 고대 아테네부터 그 개념이 서구의 역사 속에서 어떻게 지속되고 혁신되었는지 살펴본다. 총 10장으로 구성된 은 60년대 첫 출간되었고, 40년이 지난 후 저자는 7개장을 새롭게 추가해 업그레이드 된 을 선보였.. 더보기
오바마의 ‘시리아 개입’ 뒤에 ‘워싱턴 룰’ 있다 오바마의 ‘시리아 개입’ 뒤에 ‘워싱턴 룰’ 있다 [서평] 워싱턴 룰/ 앤드루 바세비치/ 오월의봄 펴냄 “다른 나라의 국내 문제에 군사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미국에서 너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고 있는 것은 우려스럽다. 그런 방식이 장기적으로 미국에게 도움이 될까? 나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세계의 수백만 사람들은 미국을 더 이상 민주주의의 모델로 보지 않는다. 단지 동맹국들에게 ‘우리와 함께 할 것이냐, 아니면 우리에게 맞설 것이냐’고 다그치면서 오로지 군사력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략)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을 주의 깊게 살펴본 바 그가 강조한 미국 예외주의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 오바마는 ‘미국의 정책은 미국을 다른 나라와 구분 짓게 하는 특별한 것이며, 그것이 우리를 예외적.. 더보기
넷우익은 이미 거리에 있다 넷우익은 이미 거리에 있다[서평] 거리로 나온 넷우익 / 야스다 고이치 저/ 후마니타스 펴냄일본에 ‘재특회’라는 모임이 있다. 재특회란 ‘재일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모임’이다. 이들은 처음에 인터넷에서만 활동하다 거리로 나왔다. 1만 명이 넘는 조직원을 갖추고 있는 대규모 조직이다. 재특회는 재일조선인들을 적으로 여기며, 일본사회가 재일조선인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 노동단체와 교사단체(일교조) 및 시민단체와 민주당은 재일조선인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내는 좌익세력이다. 재특회는 이들 좌파엘리트에 맞서, 이 사실을 보도하지 않는 언론에 맞서 일본을 구원한다. 야스다 고이치가 묘사하는 넷우익, 재특회 이야기를 듣다보면 자연스럽게 ‘일베’를 떠올리게 된다. 실제로 야스다는 성공회대 강연에서 일.. 더보기
삼성 노동자들이 말하는 삼성에 관한 내밀한 이야기 삼성 노동자들이 말하는 삼성에 관한 내밀한 이야기[서평] 환상 / 박종태, 김순천 저 / 오월의봄 펴냄 (김순천, 오월의봄)라는 책이 있다. 대한민국의 기업들의 나쁜 행동을 폭로하는 책이다. 이 책의 첫 장은 삼성전자 노동자 이수인의 이야기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가 쓴 부분은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백지로 되어 있다. 저자 김순천은 “원고를 다 완성해놓았는데 인터뷰했던 이에게서 연락이 왔다. 피해를 입을까봐 못 싣겠다고 한다. 고민 끝에 회사에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하지 못하는 직장인들을 위해 이 공간을 남겨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나쁜 기업 보고서저자김순천 지음출판사오월의봄 | 2013-01-07 출간카테고리정치/사회책소개기업은 왜 노동자를 불행하게 하는가?나를 지켜주는 기업이 필요해..... 더보기
두 가지 일본론 2학년 때 쓴 레포트. 두 가지 일본론 : 국화와 칼과 축소지향의 일본인 국화와 칼 저자 루스 베네딕트 지음 출판사 북라인 | 2006-09-29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미국의 문화인류학자인 루스 베네딕트가 쓴 일본 연구서. 문화인류... 축소지향의 일본인 저자 이어령 지음 출판사 문학사상사 | 2008-10-20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일본 문화 깊숙이 박혀 있는, 일본인의 속성을 예리하게 해부해 ... 일본론은 정말 셀 수 없이 많다. 전후 일본에서 나온 일본론 저술이 1천 권 이상이라는 말이 있듯이, 일본론은 그야말로 시장에 넘쳐나고 있다. 하지만 넘쳐나는 일본론을 정리하고 비교하는 작업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수많은 다른 사람들의 관점에서 본 일본론을 비교하고 그 중에 무엇이.. 더보기
우리 ‘함께’ A학점 받자! 마르크스와 함께 A학점을 저자 버텔 올먼 지음 출판사 모멘토 | 2012-09-14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사회인들의 충고는 거의가 일면적이고 일방적... 처음에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나는 이 책을 의심했다. “날 낚으려는 게 아닐까?” 그리고 그 의심은 책 서문을 읽으면서 확신으로 바뀌었다. 저자 버텔 올먼은 ‘거래’를 제안한다. 1. 학생들은 어떻게 하면 학점을 잘 받을 수 있을지 알고 싶어 한다. 그리고 30년 동안 교수로 재직한 나(버텔 올먼)는 어떻게 하면 학점을 잘 받을 수 있는지 알고 있다. 2. 하지만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자본주의에 관한 이야기다. 3. 나의 자본주의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라, 그럼 그 대가로 학점 잘 받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겠다! 얼.. 더보기
실천으로 오류를 증명했던 혁명가 김산 아리랑 저자 님 웨일즈 지음 출판사 동녘 | 2005-08-15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12년만에 개정3판으로 재출간되는 『아리랑』. 미국인 여기자 님... 0. 서론 우리가 일제에게 강점당했던 36년은 긴 세월이다. 36년 내내 일제에게 강하게 맞서고, 일제와 절대 타협하지 않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수많은 독립투사들이 일제에 굴복했다. 조선이 일본보다 더 강한 민족이 되어야 한다고 믿었던, 우생학과 제국주의 논리로 무장했던 많은 독립 운동가들이 일제에 투항했다. 일제와 타협하여, 조선인들의 참정권을 늘려가야 한다고 주장했던 타협적 민족주의자들도 대거 친일파로 돌아섰다. 아직은 혁명의 때가 아니니, 일단 교육과 언론 활동을 통해 조선민족의 실력을 양성한 후, 훗날 독립..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