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인문, 사회과학

언론인을 ‘기레기’로 만든 7가지 ‘적폐’ 언론인을 ‘기레기’로 만든 7가지 ‘적폐’[서평] 방송 뉴스 바로하기/ 방송기자연합회 지음 / 컬처룩 펴냄 세월호 참사 이후 ‘기레기’(기자+쓰레기)라는 말이 하나의 관용구가 됐다. 하지만 언론이 세월호라는 재난 앞에 갑자기 ‘기레기’로 전락한 것은 아니다. 세월호를 침몰시킨 것이 그간의 ‘적폐’였듯이, 언론 역시 서서히 침몰 중이었다. 언론은 관행이라는 이유로, 출입처의 보도자료를 받아썼고, ‘취재가 중요하다’는 이유로 슬픔에 찬 사람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대곤 했다. 방송기자연합회 저널리즘 특별위원회가 최근 발간한 는 언론인들을 기레기로 만든, 구조적 적폐들에 관한 책이다. 방송기자연합회는 2012년 저널리즘 위기의 실상과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저널리즘 특별위원회’를 설치했고, 방송뉴스의 7가지 문제점.. 더보기
기자들이여, 던져주는 먹이를 받아먹지 말라! 기자들이여, 던져주는 먹이를 받아먹지 말라! [서평] 대한민국은 왜 헛발질만 하는가 / 변상욱 / 페이퍼로드 펴냄서슬 퍼런 전두환 정권 시절 언론은 통제 당했고 언론은 ‘땡박뉴스’를 반복했다.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에는 보복이 들어오던 시절이었다. 전두환 정권에 의해 보복당한 언론 중 하나가 기독교방송 CBS이다. CBS는 시사보도 기능을 박탈당했고 CBS 기자들은 프레스카드 없는 ‘불법 사이비 기자’였다. CBS의 변상욱 대기자는 1984년 “전두환으로 시작해 이순자로 끝나는 땡전뉴스”라는 표현을 방송에 내보내는 ‘사고’를 치기도 했고,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때는 “고문은 사라져야 한다”는 방송 리포트를 내보내기도 한 인물이다. 그 시절을 기자로 살았던 그가 보기에 21세기 대한민국 사회는, .. 더보기
한 해 2천 명이 죽어나가는 세월호 대한민국 한 해 2천 명이 죽어나가는 세월호 대한민국 [서평] 노동자, 쓰러지다 / 희정 / 오월의봄 펴냄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세월호 참사가 어느새 두 달이 지났지만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아직 12명의 희생자들이 차가운 바다 속에 있고,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정부와 언론은 유병언만 잡으면 다 끝날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안전’이 자리 잡을 자리를 ‘이윤’이 대체한 결과 발생한 끔찍한 참사였다. 안전보다 이윤을 택한 기업은 노후화된 선박을 사용했고, 상습적으로 적재량을 초과하는 화물을 실어 날랐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각종 ‘규제완화’가 있었다. 기업이 안전 대신 이윤을 택하는 사이, 이를 감시해야할 기관들은 무력하기 짝이 없었다. 여객선 안전관리를 맡은 해운조합은 세월.. 더보기
세상을 바꾸고 싶나? 가만히 있지 말고 데모하라 세상을 바꾸고 싶나? 가만히 있지 말고 데모하라 [서평] 사회를 바꾸려면 / 오구마 에이지 / 동아시아 펴냄세월호 참사 이후 진상규명과 정부의 책임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촛불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몇몇 시민들은 ‘만민공동회’를 구성해 청와대로 향하고, 몇몇 시민들은 한 손에는 ‘가만히 있으라’는 피켓, 다른 한 손에는 꽃을 들고 침묵행진을 한다. 보수언론은 이런 시민들의 움직임을 불필요한 정치 선동이라고 규정한다. 진상규명이든 뭐든 정치권에서, 여야가 합의해서 입법을 통해 해결하면 되는 문제인데 무리하게 반정권 투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청년 우익단체는 “진정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거리로 뛰쳐나오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 관련 데모를 비난했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큰 .. 더보기
쌍용자동차 투쟁도, 기록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쌍용자동차 투쟁도, 기록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서평] 아무도 잊혀지지 마라 / 점좀빼 지음 / 숨 쉬는 책공장 펴냄국정원 댓글사건, 세월호 참사 등 박근혜 정부 들어 큰 쟁점이 되는 사안이 터질 때마다 늘 국정조사라는 단어가 따라다녔다. 이 많은 ‘국정조사’ 요구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 국정조사가 있다. 바로 쌍용자동차 국정조사였다. 는 대선 국면이던 2012년 초부터 쌍용자동차의 정리해고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온 2014년 2월까지의 기록을 담은 사진집이다. 이 책의 저자인 기록노동자 점좀빼는 “기록은 시간의 축적이자 역사가 될 수 있다”면서 ‘역사가 누구의 손으로 기록되느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를 자신의 손으로 기록하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대한문 앞 분향소를 찾는다. .. 더보기
노무현, ‘기록’하되 더 이상 추억하지 말자 노무현, ‘기록’하되 더 이상 추억하지 말자 [서평] 기록 / 노무현재단, 윤태영 지음 / 책담 펴냄나는 노무현을 지지하지도 않았고 노무현 정부가 성공한 정부였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노무현 을 지지했던 이들의 새누리당(구 한나라당)에 대한 비토가 잘 이해가지 않았던 적도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나고 난 뒤 일었던 추모 열기에도 별로 공감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 7년을 거치면서 노무현은 ‘추억’이 됐고, 나조차도 왜 사람들이 노무현을 추억하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윤태영 전 청와대 비서관이 쓴 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다. 윤 전 비서관은 1988년 13대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첫 진출한 정치인 노무현을 처음 만나 의원보좌관을 맡았고, 노무현 자서전 의.. 더보기
17명의 밀양 할매·할배, 밀양을 ‘직접’ 말하다 17명의 밀양 할매·할배, 밀양을 ‘직접’ 말하다 [서평] 밀양을 살다 / 밀양구술프로젝트 지음 / 오월의봄 펴냄예전에 포탈 검색어에 ‘밀양’이라는 단어를 넣으면 ‘밀양 성폭행 사건’과 관련 키워드들이 연관검색어 창을 가득 채웠다. 이제 포털 검색어창에 ‘밀양’을 검색하면 ‘송전탑’이라는 단어가 연관검색어로 나온다. 밀양 할매·할배들이 10년에 걸쳐 송전탑 반대 투쟁을 한 결과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밀양 송전탑’ 문제를 알게 됐다. 경상남도 밀양에 76만 5000볼트의 송전탑을 건설할 계획이 처음 수립된 것은 2000년이다. 2003년 송전선이 지나갈 경과지가 확정됐고, 2005년 한국전력공사가 주민 설명회를 처음 열어 송전탑 건설 계획을 알렸다. 2007년 사업 승인을 받은 이래 무려 7년 동안 송전.. 더보기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서평] 올해의 판결 / 한겨레21 ‘올해의 판결 취재팀’ / 북콤마 펴냄최근 사법부가 상식과 인권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가 되었다는 말이 자주 들린다. ‘정치의 사법화’다.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해결해야 할 일들이 사법부로 향하기 일쑤다. 정부정책의 정당성은 법원이나 헌법재판소에 의해 결정되고, 정리해고나 파업 등 노동문제의 최종 심판자도 사법부다. 이명박 정부 5년, 박근혜 정부 1년 동안 이러한 ‘정치의 사법화’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대화와 타협이 통하지 않고 정치가 작동하지 않는 사이 사법부의 판단 하나 하나에 일희일비하는 현상이 더욱 심각해진 것이다. 한겨레21 ‘올해의 판결 취재팀’은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 이명박 정부 1년차인 2008년부터 한국사회를 진일보시.. 더보기
‘기업가의 방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기업가의 방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서평] 기업가의 방문 / 노영수 지음 / 후마니타스 펴냄은 어느 날 중앙대학교에 나타난 기업, 그리고 그 기업에 맞서 싸운 학생 노영수의 이야기다. 1987년 중앙대를 인수한 김희수 재단은 ‘천원 재단’이라 불릴 정도로 무능력했고 중앙대는 쇠락해가고 있었다. 많은 이들이 중앙대의 활력과 발전을 바라고 있을 때 두산 회장 박용성이 등장했다. 은 스위스 극작가 뒤렌마트의 희곡 의 패러디다. 의 배경은 부유하고 활기 넘쳤지만 어느 새 쇠락해버린 도시 귈렌이다. 이곳에 이 도시 출신의 세계적 부호 차하나시안 부인이 나타난다. 주민들은 그녀가 귈렌의 옛 영광을 되찾아줄 것이라 기대한다. 하지만 차하나시안 부인은 주민들을 모아놓고 폭탄선언을 한다. 과거에 법정에서 거짓 증언.. 더보기
다시 한 번, 모두 안녕들하십니까 다시 한 번, 모두 안녕들하십니까[서평] 안녕들하십니까 /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 지음 / 오월의봄 펴냄 지난해 겨울 ‘안녕들하십니까’라는 물음이 한국사회를 강타했다. 12월 10일 고려대학교에 하나의 대자보가 붙었다. 민영화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수천 명이 직위 해제되고, 마을 한복판에 들어선 초고압 송전탑에 주민이 음독자살을 하는 이 “하 수상한 시절에 어찌 모두들 안녕하신지 모르겠다”는 물음이었다. 이 질문에 사람들이 천 장이 넘는 대자보로 응답했다. 대학교, 고등학교, 버스정류장 등 각자가 생활하는 공간과 외국의 거리에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들이 하나의 책으로 엮어져 나왔다.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이 펴낸 는 지난 겨울 한국사회에 던져진 수많은 질문과 응답을 정리한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안녕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