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에 군사기밀 올린 하사, 감봉 1개월 경징계

일베에 군사기밀 올린 하사, 감봉 1개월 경징계 

5년 간 37건의 군사기밀 유출 사건 중 실형은 단 1건도 없어… 고혈압 등 이유로 집행유예도

북한 포격도발 관련 군사기밀을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 올려 논란이 된 하사가 감봉 1개월의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임내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일베 등에 군사기밀을 유출한 범죄자 처벌현황’을 분석한 결과 8월 20일 북한 포격도발 관련 군사기밀을 일베에 올린 전모 하사가 9월 2일 감봉 1개월의 경징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육군 701특공연대 소속 전 하사는 8월 20일 북한 포격이 있었던 당일 “북한군 도발 징후가 있으니 대기하라”는 내용의 영내 긴급방송을 일베에 올려 군사기밀 유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실제 8월 20일 오후 4시 23분 경에 일베에는 ‘[속보] 28사단 지역 북괴군이 포탄 쏨’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의 작성자 ‘년뉘갓수’는 “이게 리얼이다. 5분도 안 됨. 곧 뉴스 뜰 듯”이라고 밝혔다. 20여분 뒤 연합뉴스를 통해 포격 속보가 전해졌고, ‘년뉘갓수’는 ‘어떻게 알았냐’는 다른 일베 회원의 질문에 댓글을 통해 “자다가 부대방송(들었다)”고 답했다.

▲ 8월 20일 일베에 올라온 글 갈무리.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관련 기사 : <전쟁 위기에 ‘일베’하는 육군 간부?···“북한군 포격” 속보 전해>

북한 포격 국면에서 인터넷에 군사기밀을 유포한 간부들은 또 있다. 공군 방공관제단 소속 조모 중위는 8월 22일 중앙방공통제소 화면에 나타난 북한 무인기 출현상황을 일베에 올렸다. 이외에도 8월 23일 해병대 박모 중위가 군 전술체계망 화면을 스마트폰으로 찍어 친구에게 보내고, 친구가 이를 일베에 올리는 사건도 있었다. 조모 중위는 내부 징계위에 회부될 예정이며 박모 중위는 군 검찰에 송치돼 수사를 받는 중이다. 

군사기밀보호법 제12조 1항은 “군사기밀을 탐지하거나 수집한 사람이 이를 타인에게 누설한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제13조 1항에 따르면 “업무상 군사기밀을 취급하는 사람 또는 취급하였던 사람이 그 업무상 알게 되거나 점유한 군사기밀을 타인에게 누설한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임내현 의원이 최근 5년간 군사기밀유출 형사처벌 상세현황을 확인한 결과 총 37건의 군사기밀 유출 사건 중 실형은 단 1건도 없었다. 22%인 8건이 ‘혐의 없음’ ‘공소권 없음’ ‘기소유예’ 등 불기소처분을 했다.

▲ 일베 군사기밀을 유출한 간부 처벌현황. 자료=임내현 의원실

그 중에는 2008년 공군장교가 무기중개업체 이사에게 군의 신호정보수집 강화 및 전력화 계획이 담겨있는 군사기밀을 유출했음에도 공군장교가 초범이고 고혈압과 심장병을 앓고 있는 점, 어려운 처지에 있는 무기중개업체 이사의 거듭된 부탁을 못 이긴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 판결을 내린 사건도 있었다.

임내현 의원은 “북한의 포격도발이 있었던 엄중한 시기에 일베에 군사기밀을 올려도 감봉1개월의 경징계를 받고, 무기중개업체 이사에게 군사비밀을 유출해 무기 또는 장비거래 중개 등 사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공군장교에게는 고혈압 등을 이유로 집행유예를 내리는 판결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군사기밀 보호법이 있으나, 실제로 2011년 이래로 실형은 단 1건도 없는 등 군사기밀 유출에 대한 처벌이 물방망이에 불과해 보다 엄중한 법집행을 통해 군사기밀유출을 근절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